산 콕 일기 2- 46. 산 개발의 의미

by 구민성

산 콕 일기 ( 46) 산 개발의 의미







산 콕 일기 ( 46) 산 개발의 의미











산을 워낙 좋아해서 24,000평을 샀다.

돈이 좀 부족해서 여기저기서 빌리기도 했다.

고향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그 산은 첫인상부터 좋았다.


해발 450m의 적당한 높이, 정남향의 포근함, 부드러운 질감의 화감암들, 송이버섯과 여러 가지 약초들을 품고 있는 포용력, 사방 500m 이내에는 다른 집이나 농장도 없는 완벽히 독립된 위치, 토질은 마사토라서 배수가 아주 잘 되고 특히 마사토를 거쳐서 내려오는 계곡물은 맛도 좋다.


처음엔 모르고 샀는데 알고 보니 길이 없는 맹지였다. 바로 옆에 붙은 다른 산주에게 부탁하여 진입로 사용의 동의를 얻었다. 고마운 분이다. 그래도 길 사용이 불편하여 몇 년 동안 묵혀두었는데, 어느 날 군에서 임도를 만들어 주었다.

임도는 우리 산의 중간 정도에 시원스럽게 뚫렸고, 지인들은 산값이 많이 오른다며 한 턱 내라고 했다. 하지만 산값이 오르거나 말거나 내겐 별 상관이 없다. 나는 어차피 팔 생각이 없으니까 말이다.


나는 아내와의 약속대로 민들레 동산을 만들기 위한 산 개발에 착수했다.

그러나 나 혼자의 산개발이 처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우선 나는 경험이 전혀 없고 정보나 기술도 맹탕이다.

포클레인이나 경운기도 없고 삽과 괭이로 덤빈다.

게다가 자금도 거의 없고 체력은 스스로 보기에도 불안한 수준이다.

상황이 이러니 제대로 준비된 것이 없다.


내가 갖고 있는 유일한 무기는 이 일을 해보고 싶다는 의지뿐이다.

그리고 몇몇 친구의 응원이 일정 부분 도움 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역시 무리는 무리였다.

9년 정도 돈키호테 식으로 하다가 119에 실려서 병원에도 세 번이나 갔다.


처음보다 나이도 아홉 살이나 더 먹었고, 수술 등으로 병원 생활도 오래 했으니 계속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기는 더더욱 어렵다. 여기서 멈추는 것은 자신과의 약속 위반이며, 그것은 곧 꿈의 상실인 까닭이다.

우공이산의 교훈을 생각하면서 끝까지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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