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콕일기 2- 미니멀라이프2 (대청소)

by 구민성

미니멀라이프 2 (대청소)

잡동사니 정리가 마음의 평화를...!










집이 너무 어지럽다. 쓸 것과 버릴 것이 온 산에 뒤섞여 있어 정신없다. 자루 빠진 호미는 녹이 벌겋도록 굴러 다닌다. 이러니까 급히 필요한 것을 찾으려면 한참을 헤매게 된다. 바쁠 때는 은근히 짜증도 난다. 잠깐 쓸 톱을 찾느라고 10분이나 뺑뺑이 돌면 그 시간과 노력의 낭비가 장난 아니다.


오늘은 큰맘 먹고 움막의 대청소를 했다. 내일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니 더 미룰 수도 없다. 일단 마당부터 시작했다. 뒹굴어 다니던 비닐, 종이 상자, 헌 그릇, 다 떨어진 신발 등등 끝이 없다. 우리 마당이 변비증 환자인 것 같다.


어떤 사람은 1 in 1 out 원칙을 지킨다고 했다. 하나를 들여놓기 위해서는 하나를 내 보내야만 집이 깔끔하지, 안 그러면 쓰레기장으로 변해버린다고 했다. 확실한 미니멀라이프를 위해서는 1 in 2 out 전략이 더 좋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잘 버리지 못하는 나로서는 정말 꿈과 같은 이야기다.


버린다고 내놓고는 어느 틈엔지 다시 집안으로 들여놓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들었다 놓았다를 되풀이하다가 자리만 바꾸어 놓는 경우가 허다하다. 혹시나 다음에 쓰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인데, 좋게 보면 준비성이고 정확하게 보면 결단력 부족이다.


심지어는 사무용 의자를 친구에게 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따로 옆에 제쳐 둔다. 그렇게 한동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나중에 물어보니 친구는 그게 필요 없다고 했다. 허탈한 짝사랑이었다. 내가 안 쓸 물건도 못 버리면서 남이 쓸 것까지 챙겨두자니 집이 얼마나 복잡하겠는가?


내친김에 오후에는 집 내부를 정리했는데 거기에도 변비증세는 심각했다. 몇 년 전에 썼던 메모지부터 시작해서, 10년 이상 한 번도 안 썼던 등산용 아이젠까지 가관이었다. 오랫동안 안 썼던 물건은 앞으로도 안 쓸 것이다. 뒤늦게 찾는 물건이 가끔은 있지만 거의 일어나자 않는 일이다. 지난 2년 동안 한 번도 안 입었던 옷은 앞으로도 입지 않을 것이다.


하루 꼬박 치우고 보니 집이 깨끗해졌다. 완전히 딴 집 같다. 이 맛에 대청소를 하나? 하지만 이런 성취감을 맛보기 위해서 일부러 집을 엉망으로 만들 수는 없지 않은가. 편하게 살기 위해서는 자꾸 비우고 버려야 한다는데 그게 잘 안 된다. 참 답답한 변비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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