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머 동화> 내 동생 꼼쥐 (2/4)

by 구민성

내 동생 꼼쥐(2/4)

민수는 뱀이 무서웠지만... 그래도...!!











<2>


“어머, 개나리 예쁘다아. 저 철쭉도 너무 빨개. 어머머. 저기 흰 제비꽃 봐봐. 차암 예쁘다, 그치?”

엄마는 농장 입구에 차를 멈추고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기 시작했어요.

“치! 엄마가 더 좋아하네. 괜히 그만큼 사정했잖아.”

“뭐라고 중얼거리니? 입은 왜 그렇게 툭 튀어나와?”

“아, 아니에요.”

나는 꽃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몇 가지 꽃 이름을 물었어요.

일단 엄마의 기분을 맞추어야 하니까요.

기분 틀리면 밤중에라도 돌아가자고 하는 변덕쟁이가 우리 엄마예요.

그런데 나는 꽃 이름을 금방 잊어버려요.

안킬로사우르스보다 훨씬 짧은 이름을 왜 그렇게 잘 까먹는지 모르겠어요.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오, 우리 민수 왔어?”

할아버지는 내 머리를 살살 만지면서 많이 컸다고 하셨어요.

“아빠, 저도 왔어요.”

“오냐, 어서 오너라.”

엄마는 야생화 사진 찍다가 나보다 조금 늦게 왔어요.


평상에 앉으니 할아버지가 방금 삶은 고구마를 내어 놓았어요.

고구마 먹으면서 엄마와 할아버지는 날씨 이야기와 농사 이야기도 나누었어요.

나는 그런 이야기가 재미없어서 일어났어요.


그리고 이리저리 놀거리를 살피다가 닭장으로 갔어요.

닭장 안에는 예쁜 병아리 여섯 마리가 어미닭을 따라다니고 있었어요.

그저께 할아버지가 동영상으로 보낸 바로 그 병아리들이에요.

물 마시다가 목을 뒤로 젖히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어요.

정말이에요, 한 번 와보세요.


잠깐만! 저거 뭐예요?

"어! 쥐, 쥐다!"

하지만 그 말은 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어요.

나는 꼼짝도 못 했어요.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놀이처럼 동작을 딱 멈췄어요.


작은 쥐는 사료 통 옆에 떨어진 사료를 주워 먹고 있었어요.

아, 드디어 만나다니!

세상에! 무슨 쥐가 저렇게 예쁠까?

넋이 빠져서 보고 있는데 뭐가 쓰윽 접근하고 있어요.

“앗, 저, 저건! 뱀이다.”

기다란 초록뱀이 혀를 날름거리며 기어가네요.

하지만 쥐는 사료 주워 먹느라고 뱀의 접근을 몰랐어요.


순간, 나는 텔레비전에서 쥐 잡아먹는 뱀을 본 기억이 났어요.

그땐 뱀이 무섭고 쥐가 너무 불쌍해서 울었지요.

“야, 뱀! 저리 가! 저리 가란 말이야!”

나는 손에 잡히는 돌멩이를 뱀에게 던졌지만 맞지는 않았어요.

쥐는 뱀을 보고도 도망치지 못했어요.

그 자리에서 발발 떨기만 했어요.

“딱! 딱!”

나는 옆에 있던 지게 작대기로 뱀 앞의 땅바닥을 세 번이나 쳤어요.


놀란 뱀이 스윽 돌아가고 그제야 쥐가 반대편으로 달려갔어요.

휴~ 뱀이 도망갔어요.

내가 뱀을 물리치다니, 거짓말 같아요.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겼는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쥐는 어디로 갔지요?

내가 구해준 걸 알기나 할까요?


“민수야! 어딨니?”

아, 엄마가 부르네요. 아빠만 없으면 자꾸 나를 찾아요.

할아버지도 계시는데 말이에요.

“엄마, 왜요?”

“왜라니? 혼자 다니면 꼼쥐 나오니까 조심하라고.”

“알았어요.”

일단 그렇게 대답해 줬어요.

그래야 혼나지 않거든요.

그런데 내가 방금 쥐를 만났다고 하면 당장 집에 돌아가자고 할 거예요.

더구나 지게작대기로 뱀을 물리쳤다고 하면 겁쟁이 엄만 기절하고 말겠지요.

하지만 할아버지는 용감한 나에게 검투사의 칼을 주실 거예요. 아마도.


나는 엄마의 눈을 벗어나서 쥐 찾기에 나섰어요.

마침 창고 입구에 할아버지의 등산지팡이가 보이네요.

들어보니 지게작대기보다 훨씬 가볍고 좋아요.

마치 검투사의 칼처럼 생각하며 그걸 가지고 닭장으로 갔어요.


(다음 3회 차 계속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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