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스스로 구속하는 자유라는 의미....
비가 온다. 고맙기도 해라.
오늘은 산에 가지 말고
비 핑계로 좀 쉬자.
명분 있는 게으름이라서 좋다.
온몸이 뻐근하고 아침부터 잠이 쏟아진다.
낮잠부터 좀 자고 점심은 친구와 칼국수를 먹자.
오후에는 오랜만에 도서관에 가자.
미루던 권정생 님의 '강아지똥'을 필사하자.
저녁나절에는 도장에 가야 된다.
공짜인 줄 알았던 여유의 어깨너머로 감시자의 눈길이 번뜩인다.
내 마음의 감시자는 집요하게 나를 옭아맨다.
이럴 시간이 없는데 바쁜 놈이 휴식이 다 뭬야?
아, 쉬어도 쉬는 게 아니구나.
나는 그냥 꼬리를 내리고 산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