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머 동화> 신기한 대야 요정(1/4)

by 구민성

신기한 대야 요정(1/4)

뒷산에 나물 캐러 갔다가....











<1>


화창한 봄날입니다.

엄마는 손잡이가 빨간 과일칼과 조그만 소쿠리를 챙겨서 나를 불렀어요.

“또랑아, 어딨어?”

엄마는 성규라는 내 이름보다 또랑이라는 별명을 더 많이 불러요.

내 눈이 그렇게 또랑또랑하대요.

나는 역시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대답했어요.

“왜, 엄마?”

“응, 뒷산에 나물 캐러 가자고.”

“또 나물? 어제도 캤는데…….”


나는 만화영화에 푹 빠졌기 때문에 뒷산이든 앞산이든 나가기 싫었어요.

“그래, 어제 캤지만 오늘도 가자. 봄에는 나물을 많이 먹어야 해.”

“엄마, 그럼 내일 가면 안 돼? 지금 만화영화가 재밌는데.”

“내일은 엄마가 바빠서 안 돼. 지금 가면 만 원 준다. 어때?”

참, 나! 엄마는 가끔 나를 고민하게 만들어요, 글쎄.

‘만 원이라면…… 에이, 엄마를 위해서 좋은 일이나 하지, 뭐. 만화영화는 재방송으로 봐도 되니까.‘

내 고민은 생각보다 간단히 끝났어요.


뒷산으로 올라가니 기분이 참 좋았어요.

따뜻한 햇볕과 부드러운 바람이 내 얼굴을 쓰다듬고 산새들의 노랫소리도 정겨웠어요.

엄마는 냉이와 고들빼기를 캤어요.

나는 쑥을 많이 뜯고요.

어제보다 나물이 더 많은 거 같아요.

봄에는 하루가 다르다고 엄마가 그랬어요.

잠시 후에 파란 소쿠리에 가득 담긴 나물을 보면서 엄마는 기뻐했어요.

“오늘도 우리 또랑이가 거들어서 많이 캤네. 이제 집에 가자.”


우리는 뒷산에서 내려오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바로 언덕 아래에 산비둘기 한 마리가 가만히 서서 나를 보잖아요.

머리를 까딱까딱하면서 마치 나를 부르듯이 말이에요.

그 옆에는 다른 비둘기가 누워 있었어요.

나는 그 비둘기가 따뜻한 언덕 아래에서 낮잠이라도 자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가만 보니까 그게 아니었어요.


친구 비둘기가 옆으로 비켜났을 때 살짝 만져보았어요.

나는 깜짝 놀랐어요.

그 비둘기는 굳어 있고 차가웠어요.

“엄마. 얘가 죽었나 봐.”

“아이고, 또랑아. 만지지 마, 더러워.”

“엄마, 얘 정말 불쌍해. 묻어줘야겠어.”

“묻긴 뭘 묻어? 그냥 가자.”

엄마가 나를 흘겨보면서 손을 흔들었어요.

“아니야. 나 얘 묻어줄 거야.”


나는 나무 막대를 주워서 땅을 파기 시작했어요.

흙이 부드러워서 파기는 쉬웠어요.

처음에 눈을 찡그리던 엄마도 함께 팠으니 금방 끝났어요.

나는 죽은 비둘기를 묻고 흙을 꼭꼭 덮었어요.


(2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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