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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시간이 되자 할아버지는 작은 오토바이를 타고 집으로 갔어요.
“병규야, 이리 나와 봐. 복실이 숟가락 가져왔어.”
네 살배기 손자 병규가 할아버지에게 쪼르르 왔어요.
“어? 진짜네. 근데 숟가락이 왜 이리 못생겼어요?”
“응, 못생겨도 괜찮아. 복실이 그릇에 밥 옮기고 말아 주면 되거든. 이제 네 숟가락은 복실이 그릇에 담그지 마. 네 엄마에게 또 혼나니까.”
아하, 어린 병규가 제 숟가락을 강아지 밥그릇에 자꾸 넣는가 봐요.
이번에는 할아버지가 찻잔에 물을 담아서 십자매 집에 넣었어요.
“어? 할아버지! 그것도 못생겼네요.”
“괜찮아. 새들은 그렇게 사치스럽지 않거든.”
할아버지는 새장 문을 닫고 장갑을 벗었어요.
“할아버지, 새끼손가락도 못생겼어요.”
“응, 이건 젊었을 때 일하다가 다친 거야. 그런데 못생겼다고 빼버릴 수는 없잖아?”
“…….”
“병규야, 할아버지는 다친 이 손가락을 더 사랑해.”
“왜요?”
“그건… 아무도 사랑해주지 않으니 나라도 사랑해 줘야지. 내 손가락인데…….”
할아버지는 비뚤하게 휘어진 새끼손가락에 살짝 입을 맞추었어요.
병규는 고개를 갸우뚱했어요.
못생긴 숟가락, 못생긴 찻잔, 못생긴 새끼손가락…….
그래도 병규는 할아버지가 좋은지 팔에 매달려 어리광을 부립니다.
나는 할 일이 생겨서 참 행복했어요.
내 친구 찻잔도 눈물을 글썽이며 기뻐했어요.
우리는 같은 집에 살면서 다정한 할아버지와 귀여운 병규를 매일 볼 수 있거든요.
할아버지의 작은 집이 천국처럼 좋아요.
한마디로 땡 잡았죠,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