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보다 더 좋은 산속 황토방!!
3년 전이다. 암 투병하던 아내의 통증이 극심할 때였다.
혼자서는 앉거나 일어서기가 힘들기 때문에 내가 부축해야만 되었다.
오랜만에 우리 집 황토방에 군불을 땠고 우리는 그 방에서 잤다.
물론 내가 아내를 뒤에서 안고 눕혔다. 누울 때는 여전히 고통스러워했다.
아침에 눈을 뜨니 아내가 혼자 일어서 있었다.
는 내 눈을 의심했다. 혼자 어떻게 일어섰냐고 물으니 그냥 쉽게 일어섰다고 했다.
아내는 다른 날보다 밝은 표정이었다.
그 후에 나는 황토방에서 자고 싶은 소망을 포기하지 않았다.
지금 나는 내 왕국에 황토방 만들기의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급한 마음에 미완성인 황토방에서 사흘 밤을 혼자 잤다.
아랫목은 대자리가 누릇누릇하도록 뜨거웠다.
나는 아랫목에 발을 두고 누워서 아주 깊이 잤다.
한 번도 깨지 않고 숙면을 했다.
첫날 자고 일어나니 발의 감각이 달라졌다.
평소에는 발바닥이 비 맞은 청바지처럼 뻣뻣했지만 그저께 아침에는 면이불처럼 부드러웠다.
발가락의 움직임도 부드럽고 종아리의 통증은 거의 다 나아진 것 같았다.
또 모처럼 쾌변도 봤다.
둘째 날 아침에는 손의 감각이 달라졌다.
약 2년 전부터 단추 채우기 어려울 정도로 손가락 감각이 둔했는데 이제는 단추를 채울 수 있다.
지퍼의 작은 손잡이를 잡는 것도 쉽고 자동차 키를 돌리기도 쉬워졌다.
물론 젓가락질도 잘 되고 칼로 연필 깎는 것도 이제는 가능하다.
셋째 날, 바로 오늘 아침에는 눈이 좀 좋아진 것 같다.
나는 작년에 망막박리 수술도 했고, 눈의 혈액순환이 걱정되는 당뇨 환자이다.
나는 발이나 종아리, 손의 감각, 침침한 눈까지 모두 혈액순환에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몇 년 동안이나 춥게 자다가 황토방에 군불을 때고
뜨끈뜨끈하게 자니까 혈액순환이 잘 되는 것 같다.
속단이 조심되지만, 계속 황토방에서 생활하면 당뇨약을 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원적외선이니 뭐니 그런 어려운 말은 모르겠다.
다만 아내와 나의 직접적인 경험으로 황토방에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고마운 친구의 도움으로 이제 마무리 작업만 조금 남았다.
신라호텔의 VIP 룸과 바꾸지 않을 내 황토방에 오늘도 참나무 장작을 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