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훨 낫지.
월든 호숫가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를 좋아한다.
그의 사상과 행동과 생활방식도 좋아한다.
그런데 굳이 비교하자면 내가 훨씬 낫다.
우선 그는 단조로운 호숫가에 살지만 나는 나날이 바뀌는 산에 산다.
산의 건강한 변화는 살아본 사람이면 누구나 안다.
그는 6평 오두막이지만 나는 9평 비닐하우스에 산다.
다락까지 합하면 나의 둥지는 18평이다.
그는 도끼로 나무를 잘랐지만 나는 엔진 톱을 사용한다.
그는 말을 탔겠지만 나는 4륜 자동차를 탄다.
그는 손빨래를 했겠지만 나는 세탁기를 사용한다.
그는 없었겠지만 나는 냉장고와 김치냉장고도 있다.
역시 그는 없었겠지만 나는 휴대폰도 있고 FM이 잘 잡히는 라디오도 있다.
그는 펜으로 글을 썼지만 나는 컴퓨터와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한다.
그는 없었겠지만 나는 2녀 1남에 사위와 며느리까지 합해서 자식이 다섯 명이나 된다.
게다가 나는 귀여운 외손자를 위해 동시도 짓고 장난감도 만들어 준다.
나는 소로만큼 힘이 세지는 않지만 힘센 친구들이 많이 도와준다.
그는 45세에 요절했지만 나는 칠순을 지내고도 힘차게 살아있다.
물론 앞으로도 얼마쯤 더 살 것이다.
자연을 좋아하고 자유를 추구하므로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은 것은 닮은 꼴이다.
그리고 글쓰기를 즐기고 마누라가 없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그런 몇 가지 공통점 말고는 내가 훨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