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아이를 가진 부모들 몇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몇몇 가정은 아이들의 정체성을
아버지는 알지 못한다고 했고
몇 가정은 부모 모두 아이의 정체성을
존중하고 있다고 했다.
아버지에게 알리지 못하는 가정은
그 아들과 딸이 매우 힘들어하고 있었다.
자신의 정체성을 부모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은
코너에 몰려
마음 둘 곳 하나 없다는 것과 같아
불안해 보였다.
동성애는 지금까지도
찬성과 반대로 나뉘는
핫한 이슈 중의 하나이다.
그들의 퍼레이드인 퀴어 축제도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나뉘어
뉴스에 인터뷰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무언가 이상하다.
우리가 찬성과 반대를 논하고 있다.
성 정체성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던 때에는
주변 사람들의 말이나
다수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쪽으로 쏠려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세상이 바뀌었다.
아니, 내 생각이 바뀌었다.
동성애자, 양성애자, 이성애자 등으로
구분 짓고 구획을 나누어
나와 ‘다르다’를 ’틀리다‘고
우기는 시대는 갔다.
구글 등에서 찾을 수 있는
성 정체성의 종류는 수십여 개에 달한다.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구상에 얼마나 다양한 사람이
살고 있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나 나와 비슷하지 않은 사람에 대한
’낙인찍기‘는 여전한 것을 보니
그 다양한 사람들이 나와 같이 않음을
알게 되었을 때 고립시키고
차별시키는 일들이 자행되는 것을 보니
다양한 사람을 인정하지 않는 의식도
많이 남아 있는 듯 하다.
그들을 찬성하고 반대하는 것은
우리가 상대를 평가하는 일이고
불편한 감정마저 든다.
자신의 정체성을
부모에게 알리지 못하는 사람들은
세상에서도 차별받았겠지만
가족으로부터도 인정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괴롭다고 하였다.
얼마나 큰 잘못이길래
죄를 지은 사람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떳떳하게 하지 못하는 것인지....
방송을 보면서 내 아이가
동성애라면 하고 생각해보았다.
그들의 괴로움과 불편함 또는
불행함은 사회에서 외톨이나 독특한 자로
대해졌기 때문인 듯 보였는데
내 아이가 그런 불행을 안고
살아간다고 하니 너무나 안타까웠다.
참 이상한 사회다.
법을 어긴 사람에게나 하는
날카로운 시선이 그들에게 향해
날이 서 있으니 말이다.
그들이 모두 내 아이라 생각한다면
이 사회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빠르게 의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가운 시선은 거두어야 한다.
우리가 그들을 논할 자격이 없음을 인지하고
더 이상 그들을 차별하지 않았으면 한다.
다양함. 그것을 받아들이고 존중할 때
나 역시 존중 받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