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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캐빈 Jun 21. 2023

스프레드(Spread), 금융에선 발라먹으면 큰일납니다

캐빈의 [금융] 이야기_금융용어사전 05

스프레드(Spread)(명): ① 확산, 전파  ② 빵에 발라먹는 식품  ③ 차액, 마진...

(네이버 영어사전_옥스퍼드 참조)


오늘 캐빈은 어떤 용어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며 글을 시작합니다. 오늘 알아볼 용어는 바로 '스프레드(Spread)'입니다. 이 용어를 설명하기 위해 굳이 사전을 펼쳐보기까지 했을까요? 일상 속에서 흔히 쓰이는 단어지만, 경제용어로 사용될 때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런 단어들이 더 헷갈리고 어려운 법이죠.


캐빈 역시 스프레드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①과 ②의 뜻은 잘 알고 있었거든요. 특히 ②는 제가 무척 애정하는 아이템이죠, 하핫. 하지만 금융/경제분야에서는 주로 ③의 뜻으로 많이 쓰입니다. (실제 사전에서는 ⑧번 의미에 해당할 만큼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말은 아니에요.) 오늘 콘텐츠를 준비하면서 캐빈도 처음 알게 됐다고 수줍게 고백해 봅니다 ☞☜


금융에서 쓰이는 스프레드는 '차이'라고 해석하면 정확합니다. 어떤 차이에서 의미를 찾아내고, 또 의미를 부여하는지 캐빈과 함께 알아볼까요?




1. 가산금리


일상에서 가장 흔히 쓰는 스프레드입니다.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을 때 많이 들어보시는 용어일 텐데요, 사실 스프레드라는 표현보다는 가산금리라는 표현이 익숙하실 겁니다.


은행에서 대출받을 때, 코픽스(COFIX) 기준금리라는 말 혹시 들어보셨나요? 은행은 고객들이 맡기는 예·적금 등의 수신 기능이 있지만 자금조달을 통해서도 대출 재원을 마련합니다. 이때 국내 주요 8개 은행들의 조달금리를 취합하고, 은행별 조달금액마다 가중치를 부여해 평균 금리를 계산합니다. 이를 코픽스(COFIX, Cost of Funds Index)라 부르는 것이죠.


우리가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는 이 코픽스 기준금리만 적용받을 수 없습니다. 쉽게 말하면 은행도 돈을 벌어야 하니, 일종의 마진(Margin)을 붙이게 되는 셈인데요. 이 마진을 가산금리, 스프레드라 일컫는 것이죠. 이 스프레드에는 리스크프리미엄(조달금리와 대출 기준금리 간 차이), 유동성프리미엄(자금 재조달의 불확실성에 따른 유동성리스크 관리비용) 신용프리미엄(고객의 신용등급, 담보 종류 등에 따른 평균 예상 손실비용), 업무원가(은행의 인건비·전산처리비용 등)가 포함됩니다. 특히, 신용프리미엄이 고객마다 다른 대출금리를 적용받게 되는 중요한 변수가 되는 것이죠.



2.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


일단 앞으로도 OO 스프레드라는 말이 계속 등장할 테니 여기서 설명해 드릴게요. OO에 해당하는 내용 간의 차(A-B)를 구하면 됩니다. 간단하죠? 그렇다면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는 한 번 추측해 보시겠어요? (잠시 간의 정적이 흐른다......)


맞습니다! 장기 금리에서 단기 금리를 빼면 됩니다. 단기 금리에서 장기 금리를 빼면 안 되냐고요? 네, 안 됩니다. 거의 대부분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높기 때문에 스프레드 값이 양수(+)로 나오도록 이렇게 정했습니다. 즉,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가 음수(-)가 나온다면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겠죠?


우선 장기 금리와 단기 금리가 무엇인지 설명드려야겠네요. 두 금리 모두 채권 금리를 기준으로 합니다. 장기 금리는 만기가 긴 채권의 금리로 보통 10년 만기 국고채의 금리로 잡습니다.  단기 금리는 3년 만기의 국고채 금리로 잡습니다.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 =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 - (3년 만기 국고채 금리)


그렇다면 왜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높을까요? 바로 '리스크' 때문입니다. 인생사 한 치 앞도 모른다고 하지만 그래도 한 치 앞을 예상하는 일이 먼발치의 일을 예상하는 것보다 좀 더 정확하겠죠? 경제에서 모든 리스크는 비용으로 연결됩니다. 예측불가능성에 따른 리스크가 커지는 만큼 이자에 녹이다 보니 장기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여기에 인플레이션도 반영되고요!)


결국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의 키는 단기 금리가 쥐고 있습니다. 단기 금리는 최근의 통화정책, 기준금리 결정 등의 요인이 반영돼 변동의 폭이 큽니다. 반면 장기금리는 이러한 변동 요인이 10년 후에도 똑같게 적용될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기에 상대적으로 적게 반영됩니다. 금리 자체는 높지만 변동 폭이 크지 않은 것이죠.


결국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가 작아질수록,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단기 금리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스프레드가 줄어들었다는 의미를 장기 금리의 하락보다 단기 금리 상승으로 봐야 합니다. 결국 시중에 풀린 돈이 줄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적금 금리가 높아지면 갖고 있던 돈을 은행에 묶어두는 걸로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돈이 돌지 않으니 경기 침체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죠. 특히 이 경우에는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장기 채권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게 돼 장기 금리는 더욱 하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3. 신용 스프레드


따로 설명 안 드려도 이제 아시겠죠? 신용도의 차이를 수치로 나타낸 지표가 바로 신용 스프레드 되시겠습니다. 여기서 차이의 주체는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만 대체로 기업의 신용도를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되는 지표이기 때문에 국가와 기업 간의 신용도 차이를 비교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 신용도 차이를 어떻게 수치화된 지표로 확인할까요. 여기서도 채권이 등장합니다. 국가든 기업이든 채권발행을 통해 운영자금을 마련하는데요, 이때의 금리야 말로 신용도를 단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지수이기 때문이죠. 전에 채권에 대해 설명드리면서 신용도가 높을수록 발행하는 채권금리는 낮다고 말씀드렸죠? 혹시 기억이 안 나시면 잠시 복습 다녀오셔도 좋습니다.


회사에서 채권을 발행할 때는 증권사를 통해서만 발행할 수 있는데요. 이때 반드시 증권사는 채권의 주요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 회사가 채권을 발행하면 시장에서 잘 팔릴지 미리 예측하는 건데요, 보통 기업의 신용도에 따라 수요예측의 결과가 좌우됩니다.

채권 발행사는 이자 비용을 줄이기 위해 낮은 수준의 금리를 원할 테고, 투자자는 높은 금리를 원하겠죠. 이 과정에서 금리는 기업의 신용도가 높을수록 낮은 수준에서 결정됩니다. 기업의 신용도가 높다는 뜻은 채권의 만기 시 원금을 돌려받을 확률이 높다는 뜻이고 그만큼 안정성이 담보되기 때문에 많은 투자처로부터 큰 규모의 조달이 가능합니다. 투자수요가 높은 만큼 금리는 상대적으로 내려가는 것이죠. 쉽게 말해 Low Risk, Low Return입니다.

(현캐빈 브런치 <금융용어사전> 3편 中 발췌)


이 논리를 대입하면 당연히 가장 안정적이고 투자처인 국가의 신용도가 높고, 따라서 국고채의 금리 역시 낮겠죠? 이 국고채-회사채 간 신용 스프레드가 커질수록 회사채 금리가 높아진다는 뜻이고, 이는 해당기업의 신용도가 낮아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신용도가 낮을수록 투자 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채권 발행금리는 더욱 높아지겠죠.


(신용 스프레드) = (3년 만기 회사채 금리) - (3년 만기 국고채 금리)


제가 다니는 현대캐피탈 같은 여신전문회사(이하 여전사)의 경우, 메인 비즈니스가 대출사업이기 때문에 대출자금 마련을 위한 여전채 발행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최근 고금리라는 시장 악재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한국전력(공기업)에서 발행하는 채권(한전채)이 시장에 대량으로 풀렸습니다. 투자자금이 여기에 쏠려 현대캐피탈 같이 신용도가 높은 금융사가 발행하는 여전채 수요마저 떨어지고, 그 결과 발행금리가 높아지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여전채-회사채 간 신용스프레드인데요. 2021년 말 기준으로 같은 신용등급(AA-)을 가진 여전사와 일반 기업 간의 신용 스프레드는 0.17%P에 불과했지만, 2022년 말 기준, 같은 조건의 여전채-회사채 신용 스프레드는 0.78%P 수준으로 급격하게 벌어집니다. 즉, 기업의 신용도와 상관없이 시장의 상황에 따라 여전채 발행금리가 회사채에 비해 매우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신용 스프레드를 통해 경제 주체 간 신용도 차이를 확인할 수 있지만, 신용등급이 같더라도 경제 상황에 따라 신용 스프레드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인데요. 이를 통해 곧 경기 불안의 시그널을 확인할 수 있는 셈입니다.




오늘 캐빈은 '스프레드'라는 금융용어와 함께, 스프레드의 종류를 소개해 드렸는데요. 역시 내용이 조금 어렵다고 느끼실 수 있겠습니다. 요컨대, 스프레드는 금리의 차이라는 점. 그리고 스프레드 추세를 통해 경제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로 삼는다는 점. 이 두 가지만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그럼 캐빈 인사드립니다,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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