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빈의 [트렌드] 이야기
회사동료로부터 특별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띵동댕동 띵동댕동~♪
다른 회사를 다니는 친구랑 근처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급하게 들어가야 한다는 거예요.
이유를 물었더니 종 치기 전에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한대요.
순간 두 귀를 의심했는데, 정말 종소리가 맞냐고 되물었더니
학교 수업 시작할 때 나는 그 종소리가 맞다고 하더라고요.
저 캐빈은 이미 유연근무제에 적응이 돼서 그런지, 업무를 시작하는 종소리를 듣고 일하는 장면이 머릿속에 도무지 그려지지 않았는데요. 이런 에피소드는 극히 일부 기업의 얘기겠지만, 생각보다 많은 기업들이 유연근무제를 시행하지 않고 있기도 합니다.
작년 11월, 잡코리아가 실시한 '유연근무제 시행여부'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 10곳 중 4곳 정도가 유연근무제를 시행한다고 합니다. 여러분들의 예상보다 높은 수치인지, 낮은 수치인지 모르겠지만 50%에 근접해가고 있는 수치는 최소한 유연근무제가 점점 대중화되고 있다고 해석할만한 수준은 되는 것 같아요.
유연근무제는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되고 있죠? 주나 월 단위로 목표 근무시간만 채우면 일 단위 근무시간은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특정 시간대(Core time)를 교집합으로 전제한 후 앞뒤로 자유롭게 출근과 퇴근시각을 정할 수 있는 시차출퇴근제가 대표적인 방식이라 볼 수 있는데요. 현대캐피탈은 이 두 가지 제도를 모두 적용하고 있습니다.
현대캐피탈의 유연근무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를 Core time으로 설정합니다. 출근은 오전 7시부터 10시 사이에, 퇴근은 오후 4시부터 원하는 시각에 할 수 있도록 했고요, 1일 근무시간 기준 최소 8시간, 최대 9시간 30분 기준으로 월 단위의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실제 유연근무제의 만족도는 매우 높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지난해 실시한 '유연근무제 만족도' 설문조사를 보더라도 응답자의 73.3%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만족스럽다(만족 58.8% + 매우 만족 14.5%)고 답변했습니다.
이처럼 만족도가 높은 유연근무제, 현대캐피탈 임직원들의 좀 더 생생한 얘기도 한 번 들어봤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는 유연근무제가 회사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수도 있어요. 특히 저희 같은 맞벌이 부부는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등원시키고, 하원시키는 게 가장 중요한 문제인데요. 유연근무제를 하면서 와이프와 등원/하원을 나눠 맡을 수 있어서 훨씬 안심이 되더라고요.
- 홍보팀 H 매니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아침에 집중이 잘 되는 편이에요. 원래 야근을 싫어하는 성향도 있고요. 그래서 남들보다 조금 이른 7시 30분에 출근해서 보통 오후 5시 전후에 퇴근하는 편입니다. 저녁 시간을 좀 더 나를 위한 자기계발에 쓸 수도 있고, 친구들과 약속을 잡기도 부담이 줄어서 만족도가 높은 편입니다. Core time이 있으니까 대면 회의가 필요하거나 의사결정이 신속히 필요한 업무를 할 때도 크게 불편함이 없는 것 같아요.
- HR/기업문화팀 A 시니어매니저
이번엔 자율좌석제에 대한 얘기를 해볼게요. 현대캐피탈이 작년 9월 서울역 인근의 신사옥으로 본사를 옮기면서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바로 '전면 자율좌석제 도입'입니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3~4곳의 기업만 시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파격적인 결정인데요. 좌석 선택의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 본부/실 단위로 층만 배정해 두고, 해당 층에서 원하는 자리를 출근 전에 직접 선택하고 예약할 수 있습니다. 자율좌석제의 취지를 살리고자 이틀 연속 같은 자리는 예약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본사를 이전하면서 현대캐피탈은 자유롭고 유연한 소통과 협업을 핵심 가치로 삼았습니다. 이 핵심 가치를 가장 단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이 자율좌석제를 도입하는 것이었죠. 부서 내에서뿐만 아니라 부서 간 커뮤니케이션이야말로 소통과 협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하고, 필요한 가치거든요.
사실, 유연근무제와 달리 자율좌석제는 확실히 호불호가 갈리는 모양새입니다.
작년 인크루트에서 직장인과 근무경험이 있는 대학생·구직자 1,07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율좌석제 vs. 지정석> 설문조사에 따르면 예상외로 응답자의 77.7%가 '지정석을 선호한다'라고 답변했습니다. 불과 22.3%의 응답자만이 자율좌석제를 지지했는데요. 지정석을 선호하는 이유로는 ▲ 익숙한 공간에서 일하는 것이 더 편하다 ▲ 이동과 이사에 대한 수고를 덜어준다 와 같은 답변이 나왔습니다.
결국 문제는 업무 효율입니다. 현대캐피탈의 자율좌석제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보완책을 마련해 두었습니다. 우선 업무상 특별한 장비가 필요하거나 프로젝트성 업무가 잦은 임직원을 선별해 지정석을 부여하고 나머지 인원들은 좌석선택의 자율성을 100% 보장하는 하이브리드(Hybrid) 자율좌석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좌석형태 역시 사옥 이전 기획단계부터 여러 부서 임직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했습니다. 오픈형, 협업형, 몰입형의 3가지 유형으로 배치했는데요. 임직원의 취향에 따라, 일하는 방식과 업무 성격에 따라 좌석 유형과 위치를 마음껏 고를 수 있는 것이죠.
자율좌석제에 대한 임직원들의 얘기도 들어볼까요?
회사에서 진행하는 대부분의 일이 부서 안에서만 이뤄지는 경우는 거의 없잖아요. 어떨 땐 동료 팀원보다 유관부서 사람들과 더 많은 소통이 필요한 날도 있습니다. 자율좌석제를 하다 보니 이웃부서에서 하는 일도 좀 더 자세히 알게 되고, 이전엔 몰랐던 고충들도 눈에 보이더라고요. 다른 부서사람들과 전보다 얘기도 많이 나누면서 이해의 폭이 많이 넓어졌어요. 팀워크가 꼭 같은 팀에서만 있을 필요 있나요. 자율좌석제를 하니까 빈번하게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실/본부 차원에서의 팀워크도 생긴 것 같아요.
- 비즈니스지원팀 K 어쏘
본사를 이전하고 8개월 가까운 시간이 지났습니다. 어느새 자율좌석제는 현대캐피탈만의 문화로 빠르게 정착해 가고 있습니다. 물론 완벽한 제도는 없기에, 자율좌석제는 여전히 정-반-합의 개선작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민이 깊어질수록 자율좌석제에 대한 임직원들의 만족도 역시 더욱 높아지지 않을까요.
제목에서 던진 질문,
유연근무제와 자율좌석제는 정말 효율적일까?
에 대한 답변은 '그렇다'는 현재시제보다는 '반드시 그럴 것이다'는 당위성 미래시제로 남겨두고 싶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현대캐피탈이 선보이는 일하는 방식에서의 다양한 시도가 국내 최고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꼭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캐빈은 기업문화의 수준이 곧 직원들의 수준을 결정한다고 확신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