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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캐빈 Oct 04. 2023

곳간에서 '안심' 난다 1편

캐빈의 [금융] 이야기_금융용어사전 08

안녕하세요. 금융용어사전, 벌써 여덟 번째 얘기네요.


오늘은 기업들의 위험(Risk, 리스크) 관리에 대한 금융용어들을 설명드리려고 해요. 기업들이 맞닥뜨리는 위험은 다양한 얼굴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를 테면 경영진이 기업활동에 관련되거나 무관하게 구설에 오르는 경우, 상품 제조과정에서 위법적 행동을 하거나 사회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비윤리적 과정이 포함됐을 때, 사회적 이슈에 대한 감수성을 감안하지 않고 마케팅 활동을 펼쳤을 때 많은 기업들이 평판을 해치는 위험에 노출되기 십상이죠.


기업의 다양한 위험 양상 중에서도 캐빈은 기업의 재무적 위험에 대해 주목하게 됐어요. 기업이 재무적으로 위험에 빠진다면 맞이하는 최악의 상황은 무엇일까요? 바로 부도죠. 기업에서 나가야 하는 돈이 없는데, 그렇다고 더 이상 돈을 융통해 올 곳도 없을 때 기업은 부도를 맞게 됩니다. 오늘 캐빈은 이와 같은 재무 리스크에 빠지지 않도록 설정하는 다양한 지표들에 대한 용어를 설명드리려고 해요. 어렵겠지만 최대한 쉽게 알려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ㅎㅎ




대손충당금 (Feat. 대손상각비)


혹시 한 글자라도 알아듣겠는 말이 있을까요? 저 캐빈은 솔직히 처음에 들었을 때 같은 한국말이 맞나 싶었거든요 ㅎㅎ 대손충당금을 설명드리려면, 대손 / 충당금 이렇게 나눠서 설명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우선 대손부터요. 


대손을 쉽게 말씀드리자면, '못 받는 돈, 떼일 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기업이 빌려준 돈이나 외상으로 거래한 미수금(못 받은 돈) 중에서 상대방 회사가 망하거나 돈을 갚아야 할 사람이 죽거나 사라지는 경우, 이 돈은 못 받게 되겠죠? ㅠㅠ 이러한 돈을 대손금 또는 대손이라고 부르는 것이죠.


그래서 기업들은 자산 중 일정 금액을 묶어두고 나중에 실제 돈을 못 받게 되면 이 금액에서 제하는 방식으로 위험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이때 묶어둔 돈을 대손충당금이라고 하는 것이죠. 만약에 못 받을 줄 알고 있다가 돈을 돌려받게 되면 이 충당금은 다시 잉여금으로 환입하게 됩니다.


여기서,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한 비용보다 실제 미수금이 더욱 많다면 추가 손실이 발생하겠죠? 이 추가분을 대손상각비라 일컫습니다. 예를 들어 외상거래를 200만 원을 했고, 이 중 10%인 20만 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해 둡니다. 그런데 실제 받지 못한 돈이 30만 원이라면 20만 원은 대손충당금을 미리 잡아두었기 때문에 추가 10만 원만 대손상각비로 손실을 보는 개념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아주 간단하게 예를 든 상황으로, 실제는 좀 더 복잡한 셈법에 따라 결정됩니다.)


대손충당금은 어느 수준으로 쌓아두는 것이 좋을까요?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만, 기업 상황이나 경제 사정에 따라 전략적으로 설정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사업에 반드시 투자해야 할 돈까지 대손충당금으로 묶어버리면 기업이 성장할 기회를 잃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금융당국에서는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100% 이상 마련해 둘 것을 법률상 정해두고 있습니다


뭔가 100%라고 하니까 좋아 보이긴 하는데, 어떤 금액에 대해서 해당 금액 이상의 대손충당금을 준비해두고 있어야 하는 건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고정이하 여신비율


대손충당금을 어떤 금액보다 많이 쌓아야 하는지, 그 기준금액에 대한 설명을 하려면 꼭 고정이하 여신비율이라는 개념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단 큰 틀에서 설명드리면 부실채권을 산정하여 이 금액만큼의 충당금을 쌓아놓고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부실채권은 쉽게 말해


아마도 받지 못하게 될 돈


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부실채권을 좀 더 전문적으로 설명하는 용어가 바로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되겠습니다. 일단 이 용어도 너무 어렵죠? 캐빈은 이 용어 역시 쉽게 설명드리기 위해 단어를 잘라보겠습니다. 고정 / 이하 / 여신비율 이렇게 말이죠.


우선 '고정'의 개념을 먼저 살펴볼까 해요.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은 모두 대출을 하고 그 이자로 수익을 올리고 있죠. 이렇게 빌려준 돈, 대출금을 채권이라고도 부르고, 여신이라고도 부릅니다. (엄밀히 용어의 뜻이 다르지만 같다고 봐도 개념을 이해하는 데 무방합니다) 이 여신을 연체 기간을 기준으로 총 다섯 단계로 분류하고 있는데요. 


연체 기간이 1개월 미만이면 정상, 1~3개월이면 요주의, 3개월 이상이면 고정, 그중에서도 돌려받기 어려운 채권을 연체 12개월을 기준으로 12개월 미만은 회수의문, 12개월 이상은 추정손실로 추가 분류합니다. 특히 추정손실은 전액을 충당금으로 설정해 두어야 합니다.


여신의 다섯단계 분류


이 중에서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로 분류된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금액을 부실 여신(=부실 채권)으로 분류하게 되고요, 이 부실 채권은 5단계 중 고정 '이하'로 분류됐기 때문에 고정이하 여신으로 부르기도 하는 것이죠.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총 여신액(=총 대출채권) 중 고정 이하로 분류되는 여신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합니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대손충당금으로 잡아놓은 돈을 고정이하 여신액으로 나누면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현대캐피탈은 올해 상반기 기준, 금융당국에서 설정한 규제 수준(100%)을 훌쩍 넘은 130.3%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오늘은 기업의 재무 리스크와 관련된 금융용어를 살펴보았습니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표현이 있죠? 기업은 곳간이 든든해야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경영활동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곳간에서 안심 난다 시리즈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음 시간에 2편으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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