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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하면 왜 주주들이 싫어해요?

캐빈의 [금융] 이야기_금융용어사전 20

by 현캐빈

안녕하세요 캐빈입니다. 오늘은 경제 기사에 나온 주제를 한 번 설명드려볼까 합니다.



자자, 기사를 읽기도 전에 제목부터 무슨 말인가 싶은데요. 오늘은 유상증자가 무엇인지 알아보면서, 유상증자가 주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Go go!






유상증자


유상증자(유증)에서 유상은, 무상 그러니까 공짜의 반대말입니다. 쉽게 말해 돈을 받아 자본을 늘린다는 의미인데요. 어떻게 보면 당연한 얘기지만, 무상증자도 있긴 있습니다. (이게 더 어려워요 ㅎㅎ 돈을 받지 않았는데 자본을 늘린다는 의미니까요) 그래서 먼저 유상증자를 설명드리고, 무상증자를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A라는 사람이 그릇을 만드는 회사를 창업한다고 가정해 보자고요. 회사를 만들려면 돈이 필요하겠죠? 가장 좋은 방법은 내 돈으로 회사를 만드는 방식이 있을 거고요. 내 돈이 (당연히?) 부족하다면 마음이 맞는 친구와 같이 동업을 하거나 친구에게 돈을 빌려서 사업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여기서 내 돈으로 사업하거나, 동업을 하게 된다면 나 또는 나와 동업자는 모두 회사의 주인이 됩니다. 즉, 주주가 되는 것이죠. 반대로 돈을 빌리는 경우에는 나는 주주가 되고, 친구는 채권자가 됩니다. 그리고 주인으로서 회사에 댄 돈을 '자본'이라고 하고, 빌린 돈을 '부채'라고 합니다.


그러면 자본과 부채를 갖고 나는 그릇 공장을 지을 땅도 사고요, 그릇을 만드는 기계 설비도 사고요, 직원도 뽑습니다. 이렇게 그릇을 만들겠죠? 그리고 그 그릇을 팔아서 돈을 법니다. 이렇게 투자한 돈과 번 돈을 모두 합한 금액을 자산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어디선가 들어본 이 공식을 이렇게 설명할 수 있는 겁니다.


자산 = 자본 + 부채


자, A의 회사에서 만든 그릇은 트렌디한 디자인과, 내구성 있는 만듦새, 합리적인 가격으로 입소문을 타고 주문이 폭주하기 시작합니다. 기존의 생산설비로는 주문량을 감당할 턱이 없습니다. 결국 A는 생산라인 증설을 결정합니다. 자, 공장을 더 짓고 생산설비를 추가로 구입하려면 자금이 더 필요한 상황인데요. A는 어떤 방식으로 돈을 끌어올 수 있을까요?


첫 번째는 당연하게도 번 돈을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아직 사업 초기라 이익금만 투입해서는 모자란 상황입니다. 여기서 A는 두 가지 선택지를 갖게 됩니다. 돈을 빌리든지(부채의 증가), 동업자를 더 구해보든지(자본의 증가). 여기서 A가 후자를 선택한다면 이것이 바로 유상증자가 되는 것입니다.


앞선 예는 쉽게 설명하기 위해 동업자로 표현했지만, 대부분의 기업이 주식회사의 형태로 설립되죠? 결국 자본을 늘리기 위한 방식은 주식을 추가로 발행해 자본금을 더 끌어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서두에 언급한 기사 제목을 해석해 보자면


'3.6조 유증(유상증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6조 원이 더 필요해 주식을 추가 발행한다


는 뜻이 됩니다.


자, 그렇다면 무상증자를 이제 설명드려야죠? 무상증자는 주식을 새로 발행하기는 하는데, 돈을 주고 사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이익금을 주식으로 발행해 기존의 주주들에게 무상으로(공짜로) 주는 것을 뜻합니다. 따라서 증자라고는 하지만 자본금이 추가되는 효과는 없습니다. 보통 기업의 재무구조가 탄탄할 때만 무상증자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무상증자 소식만으로도 기업에 긍정적인 시그널이라는 메시지가 전해져 주가가 오르기도 하죠.



유상증자 = 주주반발?


기사 제목을 좀 더 파고들어 보겠습니다. 그렇다면 왜 유상증자를 하면 주주들이 반발하는 것일까요? 단순히 돈을 더 내라고 하기 때문에 반발하는 것일까요? 조금 복잡하지만, 유상증자를 하는 배경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한 번 찬찬히 설명드려 볼게요.


우선 회사에 돈이 더 필요하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일까요? 부정적인 신호일까요? 정답은 '몰라요'예요 ㅠㅠ 회사에 돈이 더 필요하다는 사실은 보통 사업이 잘 안 된다는 의미로 해석되지만, 앞선 A의 그릇회사 케이스에서 살펴봤듯 사업이 잘될 때도 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순서를 바꿔서 생각해 보죠. 회사가 잘될 때 돈이 필요하다면 차입금을 먼저 쓸까요? 유상증자를 먼저 할까요? 이건 정답이 있습니다. 바로 차입금을 먼저 씁니다. 사업이 잘될 것이라 예상하면서 비용을 투입한다는 것은 분명 더 큰 매출이익을 염두에 둔 것이죠. 그렇다면 돈을 빌려 일정한 이자를 주는 것이, 자본금을 늘려 수익을 일정하게 나누는 것보다 훨씬 이득이죠.


다시 말해, 이자비용은 수익이 얼마가 나든 금리만큼 일정하게 나갑니다. 하지만 동업자를 늘릴 경우에는 번 수익을 공평하게(지분대로) 나눠갖게 되는 것이죠. 고수익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돈을 빌리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이렇기 때문에 어떤 회사가 차입 대신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면 기업에 좋지 않은 신호로 해석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주들은 덜컥 겁이 나는 것이죠. 유상증자 소식만으로도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은 반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기사에 언급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진짜 기업에 큰 위기가 닥쳐서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일까요? 그렇게 보기는 어렵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4년 영업이익이 1조 7,24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0% 성장했습니다. 그렇다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회사가 잘 되는 데도 불구하고 돈을 빌리지 않고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일까요?


바로 부채비율 때문인데요. 이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부채비율(자기자본 대비)은 2021년 말 181%에서 지난해 3분기 397%까지 늘었다가 작년 말 281%로 마감했습니다. 보통 부채가 자기자본의 2배(200%)가 넘으면 위험하다고 보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런 배경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했죠. 부채비율이 늘어나면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역시 주주들은 기업에 위험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겠죠?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기사를 참고하세요.



또 다른 이유는 '지분 희석'과 '주가 하락'을 들 수 있습니다.


새로운 주식이 발행되면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의 비율이 줄어들어, 지분 가치가 희석됩니다. 이는 주식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유상증자의 경우 투자자들의 유입을 늘리기 위해 보통 공모가나 현재 거래가 대비 낮은 금액으로 발행됩니다.


기존 주주들은 이러한 이유로 본인이 가지고 있는 주식의 가격이 하락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팔아버리게 되고, 이러한 움직임은 주식의 가격을 더욱 하락하게 만드는 것이죠.






자, 오늘은 유상증자란 무엇인지, 저 캐빈과 함께 알아보았는데요. 어떠셨어요?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았죠? (아닌가요 ㅠㅠ) 정리하면, 회사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 중 하나로, 주식 발행을 늘려 자본금을 추가로 확보한다. 이렇게 이해하시면 됩니다.


캐빈은 또 궁금할 만한 경제/금융 이야기가 생긴다면, 주저 없이 달려오겠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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