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길어서 말이 짧아졌습니다 #008
- 어제는 얼마 되지도 않는 똥덩어리들을 묶어 브런치북으로 발행했다. 순전히 충동적인 행동이었다. 애초에 브런치를 시작한 것도, 정성스레 기워 붙인 자책의 조각들을 세상에 발행해 버린 것도 모두 변덕 탓이다. 일순간 뭐라도 해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가 그 기분 때문에 불쾌해져 버렸다. 양심도 없는 놈.
- 글을 쓴다. 삶이란 게 이토록 치졸하고 퍽퍽한 데에 비하자면 글쓰기는 너무나 쉽다. 타 다다다 다닥. 탁! 글을 쓴다는 일이 어찌나 간단한지. 손가락 몇 번 까딱하여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마음을 오히려 전광판에 송출한다. 그렇게 쉽다는 게, 문제라서 글 쓰는 일이 다시 한번 어려워진다. 음. 음. 그저 오늘도 무사히.
- 생일이 싫어진 건 오래된 일이다. 이 세계에 아빠의 기일이란 게 생겨난 다음부터 나는 그냥 모든 기념일이 싫어졌었다. 이제는 뭐, 그 마저도 왜 그랬나 싶은 심정이지만. 그러게 고집 좀 그만 피우라니까.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이제 곧 마흔이잖니. 자, 생일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