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되면 캠퍼스의 공기가 달라진다. 강의실을 찾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아직 서로 어색한 얼굴들이 복도에 모여 있다. 신학기에는 늘 그런 설렘이 있다.
어느 해의 3월, 나 역시 같은 길을 걸었다. 이미 봄이 시작된 줄 알았는데 캠퍼스에는 늦은 눈이 쌓여 있었다. 나는 미끄러운 길 위에서 몇 번이나 발을 헛디디며 걸었다. 새 학기는 그렇게 조금 기우뚱거리며 시작되었다.
시간이 흐른 지금, 나는 다시 3월의 캠퍼스를 걷고 있다. 이제는 강의실 앞에서 학생들을 맞이하는 사람이 되어 있다.
그 사이의 시간들이 늘 평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쉽게 지나가지 않는 시간들도 있었다. 물론 그것이 나만의 어려움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학생들의 얼굴을 보면 그들의 마음이 조금은 짐작된다.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한 표정들 속에, 앞으로 지나가게 될 시간들의 기척이 어렴풋이 새어 나오기 때문이다.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문득 생각한다. 같은 3월의 길 위에 한때는 학생이던 내가 있었고, 지금은 그들의 시작을 지켜보는 자리에 내가 서 있다는 것을. 그리고 저들의 불안이 한때 나의 불안이기도 했다는 것을.
그때와는 다른 모습이지만, 나는 지금도 조금 기우뚱거리며 이 길을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