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외(馬嵬)에서
편지를 썼다
도착하지 않을 걸 알면서도
그의 이름을
종이에 눌러 적었다
죽은 사람에게는
주소가 없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부칠 곳을 찾는다
눈이 쌓였고
그녀가 누웠던 자리는
아무 말 없이
하얗게 덮였다
그가 하지 못한 말은
“사랑해”는
아니었을 것이다
“거기 춥지 않니” 정도의 안타까움
그녀는 듣지 않았고
그는 묻지 않았다
남은 건
말이 아닌 편지들
대답보다 먼저 쓴 문장들
나는 여전히
그 말을 쓰고 있다
답장을 기다리지 않으며
자꾸
처음으로 돌아간다
“이 편지는
읽히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그 마음은
한 번도 멈춘 적 없습니다”
마외(馬嵬): 당 현종이 안록산의 난을 피해 피난하던 중, 양귀비가 죽음을 맞이한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