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서로를 부른다. 이름을 부르거나 어깨를 두드리거나 가볍게 손을 흔들면서. “여기 앉아도 돼?” 누군가 묻고 “응, 앉아.” 대답이 돌아온다.
내 앞에도 같은 공기가 흐르고 있는데 손을 내밀 타이밍이 조금씩 늦는다. 몇 걸음쯤 되는 거리인데 그 사이에는 어색한 거리가 길게 드리워져 있다. 가까워 보이지만 쉽게 줄어들지 않는 거리.
말을 걸기 전에 이미 지나가 버리는 순간들. 잠깐 망설이는 동안 대화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자리는 어느새 채워진다.
그 사이에서 내 그림자만 조금 늦는다.
완전히 멀어진 것도 아니라서 나는 잠깐 숨을 고르고, 조금 늦은 속도로 몇 걸음을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