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의 진심

꿈속 바닷가 수다

by 서율빈

꿈에서 우리는 바닷가에 서 있었다. 난간 아래로 길이 이어지고, 방파제 끝에는 작은 등대가 서 있었다. 물은 잔잔했지만 멀리서는 큰 배 하나가 천천히 지나가고 있었다. 크루즈 같았다.


“너 글 쓴다며.”


나는 웃었다.


“그냥 좀 정리해서 쓰는 거지.”


멀리 작은 배 하나가 물살을 가르며 지나갔다. 그 뒤로 얇은 물길이 길게 남았다.


“사람들이 울었다던데.”


나는 바다를 잠깐 봤다.


“울게 되는 문장이 있거든.”

“그걸 안다고?”

“응.”


방파제 쪽에서 파도가 한 번 부딪혔다. 물이 검은 돌 사이로 스며들었다.


“그럼 그거 진심이야?”


나는 바로 대답을 못 했다.
작은 모터보트 하나가 등대 옆을 돌아 나왔다. 물살이 둥글게 퍼졌다.


“글 쓸 때 말이야.”

“응.”

“슬플 때도 먼저 생각해.”

“뭘?”

“이 감정… 어떻게 쓰면 좋을까.”


그 사람이 웃었다.


“그거 좀 이상한데.”

“나도 알아.”


잠깐 둘 다 바다를 봤다. 멀리 있던 크루즈가 조금 더 가까워져 있었다. 너무 커서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도 그렇게라도 써야 하니까.”

“왜?”


나는 난간을 손으로 툭 두드렸다.


“안 쓰면… 이게 진짜인지 아닌지 모르겠거든.”


그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


나는 바다를 다시 봤다. 크루즈는 여전히 천천히 지나가고 있었고, 작은 배들은 그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적어도 내가 가짜 같다고 계속 생각하는 동안은…”


“…아직 완전히 가짜는 아닐 것 같아.”


잠깐 말이 끊겼다.


멀리서 배가 지나가고, 물살이 늦게 따라 움직였다.

파도 소리만 남았다.
마치 누가 계속 같은 질문을 하고 있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