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자리에 닿기까지
친구가 유학을 갔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겼다. 서로의 생활을 묻지 않게 된 뒤로도, 나는 가끔 친구의 이름을 검색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냥 한 번씩, 어디쯤 가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화면을 보면서 이상하게 안심하기도 했다. 아직은, 우리 둘 다 도착하지 않았다는 뜻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다 어느 날, 처음으로 친구의 이름이 어떤 결과로 남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이름 아래 붙은 몇 줄의 문장을 읽으면서, 친구가 혼자 지나왔을 날들을 떠올렸다. 나는 한동안 화면을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연락을 했다. 오랜만이라는 말과, 이름을 보았다는 말. 답장은 오래 걸리지 않았고, 문장은 짧았지만 말투는 예전 그대로였다.
다시 연락을 하게 되었다고 해서 모든 것이 곧바로 달라진 것은 아니었다. 우리는 여전히 각자의 일을 하고 있었고, 가끔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서로의 이야기를 조금씩 꺼내는 정도였다. 그 정도의 거리와 그 정도의 대화가, 오히려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친구가 자리를 잡았다는 말을 들은 것은 그로부터 한참 뒤였다. 나는 잠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망설이다가, 반가운 마음에 괜히 몇 번이나 축하한다는 말을 반복했다. 전화를 끊고 나서야, 내가 생각보다 더 들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 말을 듣기까지 친구가 무엇을 견디며 여기까지 왔는지, 굳이 묻지 않아도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전화를 끊고 나서 친구의 이름을 가만히 떠올려보았다. 한동안은 그 이름을 소식 대신 검색으로 확인하던 때가 있었다. 그때는 몰랐는데,
그 검색 결과 안에는 친구뿐 아니라 그 시절의 나도 같이 남아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