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을 멈출 때, 관계는 숨을 쉰다

관계로 인해 지친 마음이 여유를 되찾는 연습

by 이월규

관계가 틀어질 때마다 우리는 늘 같은 질문을 한다. “누가 옳은 걸까?” 그러나 관계를 살린 순간들을 돌아보면

그 질문을 내려놓았을 때였다.


말은 점점 날카롭게 날을 세우고, 마음은 조여든 채 놓아주지 않는다. 그러다 어느새 관계는 서서히 숨을 멈춘다. 부처는 이렇게 말했다. “미움은 결코 미움으로 사라지지 않고, 사랑으로만 사라진다.” 이 말은 감정의 본질을 정확히 짚는다.


미움에 맞서 미움으로 싸우는 한, 관계는 회복되지 않는다. 오해도 마찬가지다. 상대에게서 날아온 곱지 않은 말 한마디에 우리는 본능처럼 말에 칼날을 세운다.


자신만의 논리로 반박하고, 기억을 끄집어내며 결국 누가 더 상처받았는지를 겨룬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오해가 풀린 적이 과연 얼마나 있었을까. 오해는 논쟁으로 풀리지 않는다. 재치와 수완, 그리고 무엇보다

상대의 자리에 잠시 서 보려는 마음에서 아주 천천히 풀린다.


나 역시 상대의 자리에 서 보려 애쓴 적이 있다. 나를 내려놓고, 조심스러운 언어와 다소곳한 태도로 마음을 전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닌, 단지 오해로 인해 붉어진 사건이었다


그러나 상대는 올곧은 채로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았다. 시간이 흐른 지금, 나는 그 관계를 다시 붙잡기보다

먼저 용서하는 쪽을 선택했다. 그리고 언젠가 “잘 지내고 계시죠”라는 안부를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여유로운 마음의 씀씀이로 나 자신부터 편안하게 안아주자. 관계를 멀어지게 하는 것은 사건 자체가 아니라

여유를 잃은 마음이었다. 우리는 내 뜻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쉽게 마음을 닫고, 미움을 키우고, 마침내 거리를 선택한다.


그러나 돌아보면 그 순간의 태도는 상대의 문제가 아니라 여유롭지 못했던 내 마음의 모습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과연 한 번이라도 먼저 멈춰 서서 상대의 입장이 되어 보려 노력해 본 적이 있는가?"

이 질문 앞에서 종종 말을 잃는다.


마음을 조금만 비워 보자. 반 걸음 먼저 다가가 보자. 이해하려는 마음을 의도적으로라도 품어 보자. 그러면 놀랍게도 상대보다 먼저 내 마음이 가벼워진다. 논쟁을 멈추고 공감을 선택할 때, 사랑은 말보다 먼저 전해진다.

누가 옳은지를 따지기보다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해하려 애쓰는 태도. 그것이 결국 상대를 설득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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