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철창을 넘어, 오늘을 살아가는 법
감정이 폭발했던 새벽이었다.
시어머니, 동서, 남편… 반복되는 갈등에 지쳐 있던 나는 그날도 자다 깼다. 가슴이 꽉 막힌 듯 답답했고, 분노는 감정의 철창이 되어 나를 가두고 있었다.
그 철창 안에서 나는 내 아이에게, 내 동생에게, 내 엄마에게 화를 냈다. 정작 화를 내야 할 대상에게는 한마디도 하지 못한 채, 결국 가장 가까운 사람들만 다치게 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분노한 사람은 어쩌면 감정의 철창에 갇힌 수감자일지도 모른다는 걸. 아무리 사자와 호랑이가 철창 안에서 포효해도, 밖의 토끼는 무서워하지 않는다. 그 순간, 나는 내 모습을 마주했다. 피투성이가 된 철창 안의 나를.
법륜스님의 영상에서 들은 말이 생각났다.
“기대를 해서 화가 나는 거다.”
나는 이 관계 안에서 기대하고 있었다. 그들이 나를 이해해주길, 인정해주길.
그러나 그럴수록 나는 실망했고, 분노했고, 지쳐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생각을 바꿨다.
그들이 나를 무심히 대하든, 그것은 더 이상 나를 흔들 수 없어야 한다. 중요한 건, 내가 나를 어떻게 대하느냐였다.
나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다. 울지 않았다.
그 순간에도 감정을 ‘보는 사람’이 되었다. 감정을 밀어내지도, 삼키지도 않고 바라보는 연습. 그게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다.
감정이 나를 덮어도, 글이 나를 구해주었다.
나는 철창 안에서 포효만 하는 어리석은 사자가 아니라,
분노를 알아차리고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했다.
나는 사랑받은 사람이다.
상처보다 더 오래 가는 사랑을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이다.
오늘도 감정은 나를 시험했지만, 나는 다시 쓰기로 했다.
말보다 진한 기록으로, 흔들리는 나 대신, 살아 있는 나를 꺼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