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이 편안해진 이유
겉으로 보기엔 크게 달라진 게 없어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가장 정확히 느끼는 변화는 하나다.
머릿속이 예전처럼 피곤하지 않다는 것.
감정은 깊은 우물 같다.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지만,
겉에서 보면 내 모습이 고요히 비친다.
나는 이제 그 우물 속으로 곧장 빠져들지 않는다.
멀리서 바라보고, 필요하면 그냥 흘려보낸다.
예전의 나는 늘 챙기고 나누며 애썼다.
가족의 경조사, 이벤트, 시부모님의 생신상은 꼭 차려드렸었고,
여름이면 홍천 옥수수를 사서 나눠먹고 내가 품는 마음이 더 행복하고
관계 안에서 웃음을 지켜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번 여름은 달랐다.
여름휴가 길에 지역특산품을보고도 마음이 나질않았다
신랑이 “사서 드릴까?” 물었을 때도,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만하자.”
내가 멈추니, 늘 습관처럼 이어지던 패턴도 그 자리에서 멈췄다. 그렇다고 내 마음이 불편하지도 않았다
회사에서도 달라진 나를 발견했다.
이번 달 실적표를 보니, 항상 앞서 있던 내가 뒤처져 있었다.
순간 스트레스가 확 치밀어 올랐다.
예전 같으면 밤새 뒤척이고, 숫자에 압박을 느끼며 나를 몰아붙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나는 그대로 눕고, 그냥 잠을 청했다.
‘쉬고 나면 다시 생각할 수 있겠지. 잘 되겠지. 나는 나를 믿는다. 해결책을 찾아보자.’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는 나를 발견했다.
상처와 억울함이 아직 다 아문 건 아니다.
하지만 이제 안다.
그건 내 잘못이 아니라, 그건 결국 그들이 선택한 태도였음을 알았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나아간다.
내 아이들과 내 가족에게, 그리고 내 마음이 기울어지는 곳에만 힘을 쓰며.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