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업데이트 하나가 마음의 풍경을 바꿔놓았다.
나는 카카오톡이 두 개 있다.
하나는 회사용,
하나는 내 인생의 기록처럼 남아 있는 고유한 카톡이다.
회사 카톡은 늘 정갈하다.
“확인했습니다.”
“네, 전달드리겠습니다.”
감정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
그곳의 나는 단정하고, 효율적이다.
그런데 내 번호로 연결된 또 다른 카톡에는
오래전 인연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읽지 않은 대화창,
이제는 쓰지 않는 이모티콘,
한때는 매일 안부를 주고받던 이름들.
그 모든 게 그 시절의 온도를 품고 있다.
어느 날인가 업데이트가 되었는지,
프사들이 커져 있었다.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세상이 조금 더 나를 보여주라고 재촉하는 것 같았다.
들어갈 때마다 우연히 오래전 인연의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손끝이 알아서 움직인다.
“지금은 잘 지내나.”
그 생각 하나로
나도 모르게 오래된 대화창을 열어본다.
그리고 문득, 내가 올린 프사에도 하트가 달리고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카톡이 이렇게 변했구나, 싶었다.
처음엔 반가웠다.
누군가 나를 기억해준다는 게 괜히 고마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자 피로감이 밀려왔다.
요 며칠 카톡을 열 때마다
프사 속 사진들이 눈에 들어왔고
나도 모르게 눌러보고, 스쳐본다.
과거에도 잘 살던 사람들이
여전히 더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니,
뭐랄까 — 나는 늘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 같은
묘한 감정이 들었다.
아마 그게, 내가 느낀 피로의 정체였을지도 모른다.
요즘은 프사를 오래 둔다.
업데이트하기가 싫다.
SNS를 즐기지 않는 나는,
그저 그대로 두는 게 편하다.
결국 세상은 조금씩 더 가까워지는 대신,
조금씩 더 피로해지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괜찮다.
나는 여전히,
말 한 줄로 마음을 나누는 사람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