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앞으로도 나.
전 직장 소식을 들으면 마음이 울컥한다.
특히 급여 체계가 변경돼서 매니저들 처우가 좋아졌다더라,
누구는 이번에 얼마를 받았다더라 하는 소식.
그런 얘기를 들을 때면 마음 한쪽이 순간 헛헛해진다.
하지만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은 들지 않는다.
돈보다 중요한 가치를 이미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 회사는 내 시작이었다.
영업인으로 첫발을 뗀 곳. 직접 코드 내고 판매도 했던 곳.
그래서 남다른 애사심이 있었다.
GA 설계매니저로 첫 자리를 잡은 곳도 그 회사였다.
자리매김하고 싶었다. 도약하고 싶었다.
정말 열심히 애썼다.
그런데 매출이 좋으면 “회사가 밀어줘서 그렇다”는 말이 돌아왔다.
지사를 맡으면 “지점장이 편애한다”는 말이 따라왔다.
정작 지점장은 나를, 자리 굳힌 선배들이 꺼려하는 지사로만 배정했다.
나는 꾸역꾸역 해냈다.
하지만 회사 안에서 늘 다시 시작하는 사람으로 남아야 했다.
그 반복이 길어지니 지칠 수밖에 없었다.
전 직장 지점장은 늘 말뿐이었다.
“교육매니저 자리도 줄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사탕발림 같은 말에 불과했다.
추진력 없는 약속은 내 마음만 지치게 만들었다.
오늘은 오랜만에 전 직장 지점장과 톡을 나눴다.
아는 사람들 소식을 주고받다가, 또 누군가 퇴직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나는 ‘역시 그 사람이 문제군요. 그래서 제 선택에 후회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전 직장 지점장은 이렇게 답했다.
“어디서나 그런 사람들은 있으니까요~.”
그 말은 꼭 내가 못 버틴 것처럼 들렸다.
하지만 나는 안다.
나는 못 버틴 게 아니다.
나는 버티기를 멈추고, 내 길을 선택한 것이다.
그래서 결국 나는 떠났다.
그럼에도 그 회사 사람들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울컥하는 건,
내가 거기에 쏟아낸 시간과 애정이 그만큼 깊었다는 뜻이다.
전 직장에서 나는 늘 버티는 사람으로 남아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장기적인 성장을 바라보는 지사에서,
내 역량이 실제 역할로 이어지는 자리에 서 있다.
말뿐이 아니라, 제도와 환경이 확실히 뒷받침해준다.
가끔 스스로 묻는다.
“내가 받는 이 기회와 대우가, 돈으로 환산된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지금의 가치가 훨씬 더 높다.
눈에 보이는 급여는 줄었지만, 내 미래 자산은 커지고 있었다.
사람들은 말한다.
“그 회사 잘나가는데, 왜 나왔어?”
하지만 나는 안다.
회사의 잘나감이 곧 나의 잘나감은 아니었다는 걸.
나는 가치에 중점을 두는 사람이다.
그래서 내 선택은 후회가 없다.
예전에 함께 일했던 선배가 내게 말했다.
“지금처럼 경력 쌓고 더 지내다 보면, 결국 고액 연봉을 받을 날이 온다.”
나는 그 말을 믿는다.
그리고 오늘도, 나의 길 위에서 흔들림 없이 걷고 있다.
그때도 나.
지금도 나.
그리고 앞으로도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