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 5] 사주단자와 가마]

단편소설 2

by 최지윤

6화. 남겨진 사람

그날 이후, 지영은 말을 아꼈다.

마을은 빨랐다.

사람들의 눈은 더 빨랐다.

장터에서 물동이 나르는 지영을 스치며 "쯧쯧", 우물가에 웅크린 그녀를 보며 "저 집 딸, 하필 재수 없게",

논두렁 지나며 "건달한테…" 하며 혀를 차기도 했다.


지영은 고개 숙이고 지나쳤다. 억울함을 설명해도 사람들은 이미 자신들만의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순이가 부잣집에 시집간 소문과 비교해서 지영은 '망가진 꽃'이 됐다. 밤이 깊어질 무렵, 그 사내가 찾아왔다.

태형. 헌 삼베 저고리, 손에 짚신 먼지 묻은 채 문밖 한참 서 있었다. 문 두드릴 힘도 없이.

마당 호박넝쿨 사이 달빛이 그의 그림자를 길게 드리웠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최지윤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아프기 전 철학을 전공했고, 강의와 글쓰기를 통해 사람들의 삶을 해석해 왔습니다. 뇌출혈 이후 재활의 시간을 지나며 몸과 마음을 다시 배우며 더 깊어진 시선을 나누고 싶습니다.

48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14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7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