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코타-연결된 존재로서 삶과 죽음.
아버지의 첫 기일이 다가오자, 나는 지방 쓰는 법을 찾아보다가 오래전 영화 제목 *〈학생부군신위〉*의 뜻을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다.
顯考學生府君神位(현고학생부군신위) —
“배우는 학생으로 인생을 살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신령이시여, 이 자리에 임하소서.”
그 문장을 읽는 순간, 아버지의 생애가 눈앞에 펼쳐졌다.
배우며 살아오신 분, 늘 삶의 배움을 멈추지 않으셨던 분.
삶 속에 죽음이 있고, 죽음 속에 삶이 있다는 말이 그때 처음 마음 깊숙이 와닿았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연속되는 삶의 한 과정이다.
사람들은 흔히 죽음을 먼 미래의 일로 여기지만, 사실 죽음은 늘 지금, 바로 이곳에 존재한다.
누군가의 죽음이 멀리서 들려오는 종소리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그것이 결국 나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의 죽음도 나를 감소시킨다.
왜냐하면 나는 인류 전체 속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 존 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종은 언제나 우리를 위해 울린다.
그 소리는 나의 슬픔을 넘어, 존재의 근원으로 울려 퍼진다.
모든 사람은 대륙의 한 조각이며, 전체의 일부로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관계 안에서 살아가고, 관계 안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미주리강 동쪽에 살던 인디언 부족의 이름 ‘다코타(Dakota)’는 ‘서로 연결된 사람들’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들은 모든 존재가 서로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다고 믿었다.
나무와 바람, 사람과 사람, 살아 있는 것과 이미 떠난 존재까지도.
‘다코타.’ 그 말을 입에 올리는 순간, 나는 외롭지 않다.
‘다코타.’ 그 말을 되뇌는 순간, 따뜻한 기운이 나를 감싼다.
나는 혼자가 아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과, 그리고 이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아버지와도 연결되어 있다.
그대여,
다코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