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저널리즘의 첫 번째 도서이자 성명문?
앞서 '레전드는 슬럼프로 만들어진다'의 리뷰에서 언급했듯 봇물 터지듯이 크고 작은 도서가 나오는 출판 시장에서 제대로 된 도서 한 권 건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표지와 저자가 그럴싸해 막상 구매해 읽어보면 뻔한 이야기 혹은 그다지 유익하지 못한 내용을 다룬 경우가 많다. 과연 책을 읽고 싶은 사람보다 쓰고 싶은 사람이 많은 세상이 다가오는가. 그 와중에 북저널리즘의 책은 눈여겨볼 만하다. 책을 통해 기존 저널리즘의 한계점을 돌파하겠다는 목표. 당돌하면서 너무 매력적이다. 매일 보는 신문과 뉴스 방송이 저널리즘이다. 그게 우리에게 더 익숙한 매체다. 그렇다고 과연 그게 저널리즘의 정답일까? 과연 가장 빨리 소식을 전한다고 훌륭한 저널리즘일까?
북저널리즘은 3달 앞선 트렌드를 해당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책이란 매체를 통해 만난다. 추가로 다른 방식도 시도하고 있으나, 책이란 매체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유난히 책을 좋아하기 때문일 수도 있으나 저널리즘과 책의 만남이라니 사실 상상해본 적 없다. 보통 책은 이미 다뤄진 이슈를 깊이 다룬다는 선입견을 가지기 때문일까. 어떻게 책이 저널리즘을 보완할 수 있나. 깊은 정보를 다루기 좋은 수단이나 저널리즘까지는 아니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하게 만든다.
그런 면에서 뉴욕타임스의 2020그룹 보고서는 인상 깊으며 북저널리즘과 아닌 듯 깊은 연관성을 가진다. 그들의 목표는 '독보적인 저널리즘'이기 때문이다. 뉴스가 신문에서 디지털화하면서 다른 언론보다 더 빠르고, 더 자극적인 내용을 다루면서 클릭과 조회수를 올리는데 급급하다. 여기서 뉴욕타임스는 일찍이 '우린 그러지 않을 거야. 정말 다른 언론사가 될 거야.'라고 도전장을 던진다. 구독권. 기존 종이 신문의 구독권을 판매하듯 디지털 뉴스를 판매한다. 종이라는 물적인 매체가 없다는 점에서 과연 누가 구매할까. 150만 명. 150만 명이 정말 돈을 내고 구독권을 구매했다. 이로써 뉴욕타임스는 단순히 조회수만을 위한 기사가 아닌 진짜 기사를 쓸 힘을 얻는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 있게 말한다. 우린 더 달라질 수 있으며 달라질 것이다. 디지털에 더욱 최적화를 요할 것이며 전체 제작 과정을 끊임없이 개선할 것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북저널리즘도 그런 면에서 비슷하다. 우리나라 언론은 방송과 포털 사이트에 크게 의존한다. 네이버가 해당 뉴스를 실어주지 않거나 띄워주지 않으면 그 기사는 올라가기 힘들다. 그러면 네티즌의 입맛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좀 더 자극적이고, 좀 더 선정적이고, 남들이 다루지 않은 소식을 더 빠르게. 오직 이것에 초점을 잡고 있다. 예전보다 훨씬 디지털 신문 기사의 질이 좋아졌지만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여기서 북저널리즘은 과감하게 밝힌다. 우린 기존 저널리즘이 가진 한계점을 깨부수겠어. 바로 책이란 수단을 통해.
'우린 3개월 앞선 트렌드와 소식을 책으로 다룰 거야. 보다 깊게, 보다 전문적으로, 그리고 누구보다 독자와 가까이 다가갈 거야. 그렇게 우린 저널리즘이 가진 깊이의 한계를 깰 거야. 그리고 책이 가진 느린 속도라는 한계도 깨버리지. 앞으로 이슈가 될 소식을 책으로 미리 만들어.'
이 미션 스테이트먼트가 마음에 쏙 들었다. 그래서 이메일 뉴스레터도 구독해서 한참 읽고 있다. 뉴스레터를 읽으면 읽을수록 과연 이 사람들 무슨 일을 벌일까 더 궁금하다. 그래서 책을 구매했다. '독보적인 저널리즘'과 '레전드는 슬럼프로 만들어진다' 이 2권. 그리고 더 구매할 것이다. 그들의 미션은 일단 성공했다. 독보적인 저널리즘으로 스리체어스의 미션을 빌려 천명했고, 지금까지 나온 책들로 증명했다. 을지로의 변화를 다루고, 엘런 머스크의 버닝맨 혁신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투표권 연령이라는 정치적 이슈까지. 문화,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분야를 깊이 다루고 있다. 내용까지 재밌고 저자 선택까지 적절하다. 앞으로 많은 기대를 걸고 있으며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