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가장 빨리 어른으로 만든 비행 3️⃣

3편, 이상하게 불편한 퇴근

by 비트윈랜딩

착륙 후, 비행기를 내리고 버스로 호텔로 이동했다.


창밖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기장님이 크게 웃으셨다.
손가락으로 창밖을 가리키며 말했다.


“우앗! 저 사람... 지금 길 한복판에서 쉬하고 있어!”


정말 차가 계속 지나다니는 큰 도로 한가운데였다.
누군가 아무렇지 않게 그 일을 하고 있었고,
버스 안은 한순간 웃음바다가 됐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신기한 유쾌한 경험 정도라고 생각했다.


곧 분위기가 달라졌다.




공항을 빠져나오자 버스 앞뒤로 무장한 경찰 차량이 붙었다.


호텔까지 이동하는 동안 계속 호위가 이어졌다.
차 한 대라도 사이로 끼어들면 바로 사이렌이 울렸고
경찰차가 다가가 길을 비우게 했다.


나는 창밖을 보다가 묘한 기분이 들었다.
어딘가로 이동하고 있는 게 아니라
이송되고 있는 범죄자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버스는 그대로 호텔 앞까지 들어갔다.


버스에서 내리자 경찰 한 명이 활짝 웃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가 웃을 때 노랗게 물든 이가 먼저 보였다.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나왔다.




호텔에 들어가기 전 입구에서 짐 검사를 했다.
가방을 하나하나 열어 확인할 정도로 꼼꼼했다.


짐 검사를 기다리는 동안 고개만 돌려 호텔 안을 스캔했다.


로비에는 형광색 옷을 입고 화려한 장신구를 두른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참 아프리카 사람들은 저런 쨍한 색 옷을 좋아하네... 역시 겨울 쿨톤.’


생각보다 호텔은 굉장히 컸다.
‘관광지도 없고, 외국인이 잘 놀러오지도 않는 곳 같은데 왜 이 호텔은 이렇게 크지?’




짐 검사가 끝난 후 호텔 1층 회의실에서 간단한 안내 브리핑이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나눠준 웰컴 드링크도 왠지 마시지 못했다.


목은 말랐지만 그냥 손에만 들고 있었다.
그냥 아무 것도 믿을 수가 없었다.


브리핑의 내용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비행의 피곤함보다 먼저 계속 불편한 마음과 긴장이 올라왔다.
‘제발... 나 너무 피곤한데, 호텔 깨끗... 깨끗...’


브리핑이 끝나고 승무원들과 고생했다며 인사를 나누고

그리고 그 중 가장 피곤해 보이는 최고령 사무장님

서로 말없이 등을 토닥이며 웃었다.


엘리베이터를 탔다.
오늘 하루가 여기서 끝나길 바랐다.

“그래... 그래도 힐튼 호텔이야. 나 너무 피곤하니까, 일단 쉬자.”




띵―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나는 바로 내리지 못했다.
잠깐 서 있었다.


내가 예상했던 풍경이 아니었다.

문이 다시 닫히려 하자
열림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그대로 내렸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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