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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과 행복감 사이에서

육아 일상

by 천지현


오늘도 여전히 도서관으로 출근을 했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은 <안녕하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이다. 주인공 영주가 10년 넘게 다닌 회사를 퇴사하고 차린 동네 서점이다. 이 서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영주는 동네 서점으로 자리 잡기 위해 서점 뒤에 있는 창고를 오픈해서 토요일 강좌를 연다. 요즘 '글쓰기'가 핫하기에 '글쓰기 수업'을 개설하고 거기에 맞는 강사를 섭외하게 된다. 이아름 작가와 현승우 작가를 강사 섭외로 성공! 문장 교열 작가인 승우 작가와 영주가 우연한 기회에 만난다. 승우 작가는 영주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이 둘은 점심 식사 후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승우 작가의 팬인 영주는 질문을 던진다.


"작가님은 언제 행복하세요?"


승우는 당황한다. 행복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행복보다는 시간을 어떻게 쓰는 삶이 좋은지를 생각하는 편이라고 말한다. 이에 영주는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리...라는 분은 행복과 행복감을 구분했는데요. 그가 말한 행복은 전 생애에 걸친 성취를 말해요. 화가가 되기로 결정했다면, 평생에 걸쳐 위대한 화가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렇게 위대한 화가가 된다면, 그 사람은 행복한 삶을 산 게 되는 거예요."(p.236) 이에 그녀는 자신은 그런 행복은 평생 저당잡은 인생이 될 것 같아서 생각을 바꿨다고 말한다. "그래서 나는 이제 행복이 아닌 행복감을 추구하며 살아야지 하고 생각을 바꾼 거예요."(p.237)



나는 위 문장에 밑줄을 치고 단어를 검색했다. *행복이란 희망을 그리는 상태에서의 좋은 감정으로 심리적인 상태 및 이성적 경지 또는 자신이 원하는 욕구와 욕망이 충족되어 만족하거나 즐거움과 여유로움을 느끼는 상태를 뜻했고, **행복감이란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마음. 또는 그런 느낌이라고 인터넷이 알려줬다. 행복과 행복감 단어에서 생각이 멈췄다. 나는 행복과 행복감 사이에서 어떤 노선을 정해야 할까? 인간은 열정이 많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생각한다. 안정적인 삶은 집과 차가 있고 안정된 직장을 다니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 안정적인 삶이라고 다양한 책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행복감만 추구하다가는 허무주의에 빠질 수 있지 않을까? 매일 주어진 삶에서 작은 것에 감사하고 기뻐하되, 나만의 꿈을 향해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삶이야말로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꿈이 이루어졌다면 행복은 사라져버릴까? 남편에게 물어봤다. 남편 왈 성취의 행복을 얻었다면, 또 다른 꿈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나도 동의함) 남편은 행복과 행복감을 성취의 행복과 일상의 행복감으로 이해했다. 내게도 꿈이 있다. 작가로서 성공하는거다. 청년 시절에 첫 책을 내는 게 소원이었다. 결국 2016년에 첫 책을 내게 되었다. 얼마나 기뻤던지 모른다. 결국 졸작이 되었지만, 나는 두 번째 책을 꿈꾼다. 글쓰기 실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행복과 행복감 사이는 늘 공존하는 것 같다.




이후, 머리도 식힐 겸 점심으로 도서관 근처에 있는 카페로 향했다. 그곳에는 내가 좋아하는 샌드위치가 있다.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함께 크라우상 샌드위치를 먹고 있노라면 세상 행복하다. 이 순간이 오늘 최고의 행복감을 주는 것 같다. 도서관에서 나의 꿈을 향해 나아갈 때 매일이 행복할 순 없을 것이다. 힘들 때도 있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고 우울할 때도 있겠지? 그럴 때는 이렇게 가끔 일상에서 주어진 작은 행복을 찾으며 꿈을 향해 나아간다면 행복도 쟁취할 수 있을 것이다.




* : 네이버 위키백과 인용

** : 네이버 국어사전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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