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는 행복해(벽돌 마흔하나)
내가 너희의 친구임이 자랑스러워.
서른 초반만 해도 나이 앞자리에
4자가 붙을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었다.
매년 뒤의 수가 올라가더니 9를 넘어
0이 되고 앞자리가 4로 바뀌고
또 2년이 흘렀다.
이쯤 되니 친구들의 커리어가
새삼 놀랍게 느껴질 때가 있다.
박사 언제 끝나냐며 한숨 쉬던 친구는
독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며
늘 보는 친한 친구들 역시
타이틀을 하나씩 갖고 있다.
나는 속 편한 아줌마로 살다 갑자기 데뷔,
이제야 책 세 권에 작가라고 불릴
약간의 여지가 생겼는데.
가끔 친구들을 보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타이틀이 아닌, 그 행동력과 의지.
찬란하고 경탄스럽다.
한때,
나는 공부하는 친구들의 살아있는 알람이었다.
(기계는 끄면 그만이지만 나는 받을 때까지 한다!)
새벽 2시 3시에
-자는 거 아니지? 공부해!
-이제 일어나! 공부해!
라는 톡을 보내며 공부메이트를 자처했다.
다들 사회생활 하면서 새벽까지 공부하는 열정.
지금도 그들의 공부는 ing.
나는 내 친구들을 존경한다.
이번에 사랑하는 친구가
법인을 내고 대표가 되었다.
이 친구는 나와 회사동기이자 짝꿍이었다.
이 친구는 화학전공임에도 석사를 통역으로 하더니,
팀장으로 자리 잘 잡은 회사를 박차고 나와
노무사가 되었다.
나는 이 친구를 보고 노무사는 ebs문제집을 보고도
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물론 친구가 얼마나 피나게 노력했는지
눈으로 봤기에 이 아이라면 뭐든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이제 법인 대표가 된 내 친구.
너를 응원해.
나의 모든 친구들, 존경합니다.
나도 너희에게 뒤처지지 않도록
열심히 살아낼게!
친구 따라 강남에 갈 것입니다!
그리고.
너희 귀에 못 박히게 내가 하는 말.
잠은 죽어 관에 들어가서 자는 거야!
친구들 멱살 잡고 캐리할 자신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