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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 작가 Nov 27. 2021

속절없이 휘적휘적 계절속으로

철원 나들이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에 마음도 갑작스레  해졌는지, 사무실로 가던 발걸음을 무작정 돌려 철원으로 향했습니다.  철원이냐고요? 별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단지 새벽에 잠깐 지난 기사들을 보던 중에 '철원 주상절리길'개통이 생각났던 것이죠. 강원도지만 포천하고 붙어있는 곳이라 멀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막상 가보니 거의  시간이나 걸리는 곳이었습니다.



일찍 출발을 해서 도착하니 아직 이른 시간이라 많은 사람이 없습니다. 운좋게도 11 26일까지는 개통 기념으로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고 해서 거금 만원을 벌었습니다. 철원 주상절리길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길이 3.6km 달하는 곳입니다. 주상절리길 잔도는 중국에 있는 잔도를 생각하고 갔더니,  정도는 아니고 그냥 높은 곳에 위치한  정도로 생각하시면   같습니다.



높이가 너무 높거나 절벽에 매달려서 공포스러움을 연상하면 우스운 수준입니다. , 철재와 목재로 이루어져 있는데, 새벽 안개로도 이렇게 미끄러울 정도니 , 비가 내리면 정말 위험하겠더라구요. 특히 노약자들이나 다리가 불편하시면 포기하시는  추천합니다. 중간에 3개의 쉼터는 있지만,  길이가 3.6이라 왕복 8km 가까운  코스입니다. 그리고 자연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으려고 지형대로 13개의 다리를 만들어서 높낮이가 거의 등산하는  같습니다.



'이야~!'하는 감탄사가 나오는 한탄강과 주상절리의 절경들은 초반 2.5km 거의 포진해 있습니다. 순담계곡에서 출발, 드르니까지 가는 건데, 드르니 방향으로  수록 강폭도 넓어지고 산세도 완만해져서 극적인 느낌이 약화됩니다.



높은 곳에 있는 다리에 난간에 살짝 기대고 카메라를 들이 미니 은근히 짜릿합니다. 설치 난간이 바깥쪽으로 경사진 구조라  위험한 느낌이라 그런  같습니다. 아직 해가 높이 오르지 않은 강을 내려다보니  다양한 색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용암이 흘러 만들어진 강이라 변화도 다양하고 양옆으로 서있는 벽은  옛날 화산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생각만 하다가 막상 와보니 푸르른 날에 왔더라면 경치가  좋았겠다 후회하면서 걸어봅니다. 사진을 찍으면서 이동하다보니 갑자기 늘어난 관광객들로 어수선합니다. 관광버스라도 도착했는지 복장들이 산악회 동호회 같습니다. 발걸음을 서둘러 사람들을 앞서 나갑니다.



 수록 무거워지는 발걸음에 어깨에 둘러맨 카메라 가방이 거추장스러워집니다. 사람들에 부딪힐까봐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스마트폰으로 촬영을 합니다. 거의 끝지점에서 강폭이 넓어지는 것을 보고, 뒤를 돌아보며 마무리를 합니다.



돌아 나오는 길은 조금  속도를 내서 나옵니다. 겉옷을 벗어 들었지만  바람에도 땀이 비오듯 합니다. 이왕 철원까지  김에 유명하다는 은하수교와 송대소, 직탕폭포를 보려고 합니다. 주상절리길 잔도에서 9km 정도 이동하니 은하수교 주차장입니다. 은하수교는 밤에 와야 멋지다는 안내인의 말을 듣고보니 어딘가 썰렁하긴 합니다.



그래도 굳이 은하수교를 건너 철원평야가 내려다보이는 고개마루에 오릅니다(은하수교 중간에는 강을 내려다   있는 투명지역도 만들어 놨습니다). 가을걷이가 끝난 황량한 철원평야와 옷을 뚫고 들어오는  바람만이 저를 반깁니다. 멀리 아래로 송대소가 보입니다.  위에 놓여진 다리를 걷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은하수교를 내려와서 직탕폭포까지 걷는데, 천천히 생각하며 걸어도 왕복 4km 달하는 곳이라, 주상절리에서 힘을  저는 조금 힘들었습니다. 왼편으로는 추수가 끝난 , 오른쪽으로는 강을 보고 걷노라니 이런저런 생각들이  날아갑니다. 코로나로 영업을 중지한 펜션들도 군데군데 보입니다.



'한국의 나이아가라'라고 해서 기대했더니,  정도는 아니고  1m 높이 정도의 낮은 폭포(?)입니다. 겨울이면 보기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사진과 영상으로 담아봅니다.



은하수교부터 직탕폭포를 돌아오는 코스는 관광보다는 트래킹이나 산책 등을 하기에 좋게 조성되어 있습니다. 카메라 가방이  무거워짐을 느끼며 주차장으로 향합니다. 관광버스 4대가 주차장에 진입중입니다. 서둘러 주차장을 벗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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