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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 작가 Sep 11. 2022

건축의 시인이 만든, 파주 미메시스아트뮤지엄

추석 아침, 건축의 시인이라는 포르투칼의 알바로 시자, 그가 만든 공간 ‘미메시스아트뮤지엄’으로 훌쩍 떠났습니다.


부모님이 소천하시고 난 뒤 처음 맞이하는 명절이어서인지 갈 곳도 없고 더욱 허전합니다. 허전함을 달래려고 어디로 가볼 까 고민하다가 파주 미메시스아트뮤지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항상 그렇듯 오늘도 공간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무작정 나섭니다. 바로 어제 3시간 걸려서 갔던 양원성당에서 헛걸음을 했는데 말이죠.


몇 분께 짧은 문자들 드리고 파주로 향합니다. 햇살이 너무 좋고 구름 걷힌 파란 하늘도 파란 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미메시스 아트뮤지엄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바로  건물을 보니 문이 잠겼습니다. , 오늘도 헛걸음  것이 아닌가 걱정입니다. 주변을 빠르게 돌아보니 제가 봤던 건물은 미메시스와 마주보고 붙어있는 ‘열린책들출판사입니다.


파란 하늘과 흰색 건물의 조화가 발을 붙잡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촬영해도 참 그림이 곱습니다. 최대한 건물의 선을 살려 촬영합니다.


1층 로비 겸 카페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천천히 둘러 볼 생각으로 카페라떼를 한 잔 주문하고 공간을 둘러봅니다.


참 디자인적으로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드는 공간입니다. 자연광과 간접광을 절묘하게 배치해서 공간을 확장했습니다. 전시 공간도 디자인적 요소가 뛰어납니다.


시간이 잠깐 지났는데 카페에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 졌습니다. 커플들과 가족 단위로 나들이 온 듯합니다.


이층을 거쳐 3층 공간으로 올라가니 조형적인 요소들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건축적인 용어는 모르지만, 천장에 또 하나의 도형들을 놓고 그 뒤로 간접광을 배치했습니다. 이런 배치로 인해 전시물에 직접적인 조명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작품을 감상하는데 지장이 없습니다.

한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곡선을 참 잘 사용했구나’하는 감탄이 터져 나옵니다.


아래층에 많은 사람들이 갤러리 입장료로 인해(1인당 9,000) 관람을 포기하는  합니다. 저는 올라오길  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명의 관람자들도 보입니다.

3층 밖에 되지 않는 공간인데도 두 시간이 훌쩍 넘어 세 시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미메시스아트뮤지엄을 나와 뜨거운 해를 피해 식사를 하러 갑니다. 가을인가 했는데 아직은 여름이 마지막 걸음을 떼지 못한 것 같습니다.


식사를 하고 나와 출판단지를 가볍게 촬영합니다. 핸드폰 배터리가 바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루도 바닥을 보이며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오전에 흐렸던 날씨로 오늘 저녁놀 또한 예술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친한 선배께 사진을 보냈습니다. ‘이건 누가 봐도 채수창 사진이네하시면서  마디를 덧붙이십니다. ‘조금 보다듬는 면이 보이면  좋겠는데...’ 괜시리 가슴이 뜨끔해서 조심스럽게 재차 묻습니다. ‘어느 면에서 제가 부족할까요? 빨리 고치게요 ㅎㅎ’ ‘사진이 아니고 미술관의 구조적인 문제를 말하는 거야. 공간이 관람객을 위하거나 아늑함이 없어 보이네잠시  부족함에 뜨끔했던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 그렇게도 보이는 구나생각합니다. 디자인적으로는 뛰어나지만 인간적인 따스함은 결여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선배님께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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