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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 작가 Dec 24. 2023

눈 내리는 날은 견딜수 없다(feat.인천대공원)

이른 저녁에 잠들었다가 열 한시에 모니터를 마주하고 앉았습니다. 이른 여섯시, 어딘가 허전해서 뭐라도 먹을까 하고 방을 나서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세상이 환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언제 이렇게 소리없이 내렸는지 창 밖으로 내려다 보이는 세상이 온통 하얗게 변했습니다. 이 나이에도 눈은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글이 써질리가 없습니다. 어디로 가볼까 고민하다가 오랫만에 인천대공원으로 향합니다. 마음이 급합니다.

아무도 밟지 않은 '숫눈'을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꼭꼭 밟고 지나간 자국들이 가득합니다. 공원을 한 바퀴 돌아봅니다.

나무에 쌓인 눈이 바람에 흩날려 하나의 그림이 됩니다.

추위를 피하려는 듯, 호수 한 가운데 얼지 않은 물 위에 오리들이 서로 체온을 나누고 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새하얀 눈 위에 해가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눈을 보면 이렇게 좋은 걸 보니 아직 철이 덜 든건지, 철이 없는건지 알 수 없습니다.

사진에 연연하지 않고 눈이 온 세상을 맘껏 즐기면서 산책을 합니다. 눈이 내린 날은 기온도 따스합니다.

인천대공원 정문으로 향하면서 바라 본 하늘은 또 다른 여유로움입니다. 오늘 유일한 컬러 사진을 한 장 촬영합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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