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개념예술을 알아야 하는가
저번 글 ‘사진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1)( https://cafe.naver.com/cch60/403 )’에서 개념예술과 개념사진에 대해 정리를 해드렸더니, 너무 어렵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셨습니다. 얼굴을 마주 보면서 이야기를 드리면 훨씬 쉽게 설명이 되겠지만, 글로써 이해를 못시켜 드린 것은 제 부족함이라 생각하고 다시 말씀 드려 보겠습니다.
제가 ‘사진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를 이야기 하면서 제일 먼저 ‘개념예술’에 대해 말씀 드린 것은, 개념예술이 예술에서 가지는 중요성과 근·현대 예술의 시대구분 때문입니다. 대부분 근·현대 예술을 잘 구분하지는 않지만 미술사에서는 근대와 현대를 구분합니다. 근대미술의 태동은 절대왕정을 무너뜨린 프랑스 대혁명(1789.5.5–1799.11.9:혁명기념일 7월 14일)을 기준으로 삼고 있고, 현대미술은 1,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를 현대미술의 시기로 규정합니다.
근대미술(Modern Art) : 1789년 프랑스 대혁명 이후, 인상주의, 야수파, 큐비즘, 추상주의 등
현대미술(Postmodernism art) : 1.2차 세계대전 이후(1914~1945 이후), 개념미술의 탄생과
포스트모더니즘, 팝아트, 설치미술 등
1. '개념'의 미학적 의미
(1) 전통적인 예술과의 대비
"개념예술"은 전통적인 예술의 관념을 뒤엎고, 사고와 작가의 아이디어에 집중함으로써 예술적 경험을 새롭게 정의하는 움직임입니다. 이것은 "아이디어가 예술"이라는 점에서 빛을 발합니다. 작품의 결과물이 아니라 작가의 개념과 창조적 발상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작품이 완성된 형태나 미적 가치, 기술적 표현보다는 작가의 의도, 아이디어, 작업 과정을 강조합니다. 이는 물질적인 결과물을 넘어, 개념 자체가 예술 작품의 핵심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 개념예술의 중요성
개념예술의 중요성은 '예술의 본질은 과연 무엇인가?'에서 시작되는, '왜?'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데 있습니다. 이러한 질문들은 우리가 예술과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꿉니다. 개념예술은 우리가 예술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함으로써, 생각과 인식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개념예술은 그 자체로서의 예술적 가치뿐만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인식하는 방식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예술 형태입니다.
(3) 예술의 확장과 발전
개념예술은 예술의 정의를 확장시키는 데 기여하였습니다. 예술의 방향성과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예술은 이제 '아름다움'을 벗어나 '의미'와 '앎'에 더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미술에서는 더 이상 새로운 '무슨 주의'라는 말은 무의미합니다. 명확한 경계나 구분이 없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개념예술은 현대예술의 중요한 부분을 이루고 있으며, 예술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개념예술의 등장으로, '무엇이 예술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더욱 다양해졌습니다. 또한, 개념예술은 예술가가 아닌 일반인들도 예술 창작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었습니다. 아이디어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술적인 능력이나 천재성에 의존하지 않고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예술적인 방식으로 보여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개념 미술에서 관념이나 개념은 작품의 중요한 측면이다. 예술가가 예술의 개념적인 형태를 사용할 때, 이는 계획과 결정의 모든 것이 미리 이뤄져 있으며, 실행은 형식적인 작업에 불과하다. 관념은 예술을 만드는 기계가 된다.
In conceptual art the idea or concept is the most important aspect of the work. When an artist uses a conceptual form of art, it means that all of the planning and decisions are made beforehand and the execution is a perfunctory affair. The idea becomes a machine that makes the art. - Sol LeWitt "Paragraphs on Conceptual Art", Artforum, June 1967.
개념예술의 등장으로, 예술은 더 이상 단순히 '예쁜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철학적 이슈에 대해 논의하고 탐구하는 영역으로 확장됩니다. 또한, 개념예술은 미술관이나 갤러리와 같은 전통적인 전시공간을 넘어서, 공공장소, 인터넷 등 다양한 공간에서 전시가 이루어질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2. Conceptual의 의미
(1) 물질과 형식의 상대성
'Conceptual'은 예술의 철학적인 측면과 문맥적인 의미를 강조합니다. 작품의 개념은 예술가의 사고와 예술의 역사, 혹은 시대적 맥락과 깊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작품은 단순한 미적 표현이 아니라 철학적인 내용과 상호작용을 통해 의미를 확장시킵니다. '개념'은 작품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나 시각적 해석을 보여주고, 예술이 더 깊은 의미와 함께 다양한 감정과 생각을 전달하는 것을 강조합니다. 미적 경험을 예술의 본질적인 부분으로 여김으로써 예술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2) 인터랙티브한 경험
'Conceptual'은 종종 관객의 참여와 인터랙티브한 경험을 강조합니다. 작품의 개념은 관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완성되며, 이는 예술을 단순한 감상이 아닌 참여와 경험의 공간으로 만듭니다. 작품이 단순히 미적으로 감상되는 것을 넘어, 작가의 의도와 개념이 감상자와의 상호작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관점은 예술을 단순히 시각적인 즐거움이 아닌, 사유와 상상력을 자극하는 수단으로 인식하게 합니다. 작가의 의도와 아이디어가 작품에 담겨 있어서 관객은 이것을 읽고 이해하려고 시도합니다.
(3) 무형성과 형태의 해체
'Conceptual'은 물질과 형식에 상대적입니다. 작품이 물질적인 형태를 가질 필요 없이 개념 자체로 충분하다고 인식됩니다. 이는 작품이 시각적으로 표현되는 것보다 개념 자체가 예술의 핵심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종종 사물이나 물질을 해체하고 그 대신 아이디어, 개념, 혹은 프로세스에 더 많은 중요성을 부여합니다. 작품은 종종 실제로 보기 어렵거나 물질적인 측면이 약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3. 개념사진
(1) 사진의 새로운 역할
'개념사진'은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특정 개념이나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예술 형태입니다. 개념예술의 한 분야이며, 사진이 단순히 현실을 기록하는 수단이 아니라, 작가의 생각이나 감정, 사회적인 메시지 등을 전달하는 도구로 활용됩니다.
(2) 사진의 새로운 정의
전통적으로, 사진은 '현실의 기록과 재현'으로 간주되었습니다. 개념사진의 세계에서는, 이러한 사실성이 반드시 지켜지는 것은 아닙니다. 사진은 단순한 현실의 기록이 아니라, 창조적인 표현의 수단으로 활용됩니다. 사진이 단순히 보이는 것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아이디어나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체로서의 역할을 합니다.
(3) 다양한 형태와 주제
개념사진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일부 작가들은 사진을 통해 시간, 공간, 죽음, 기억 등의 추상적인 개념을 탐구합니다. 개념사진은 물질적인 부분과 기하학적 요소들을 이용해서 사진 뒤의 의미나 메시지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또한, 개념사진은 사회적인 이슈인 빈부 격차, 인종 차별, 젠더 이슈 등을 사진을 통해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인 공론을 이끌어내기도 합니다.
(4) 형태와 의미의 탐험
개념사진은 사진이 현실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사진이 진실을 어떻게 보여주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사진의 본질 자체를 재조명합니다. 즉, 개념사진은 그 형태나 내용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작가의 아이디어나 메시지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며, 그것이 바로 개념사진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이 예술성을 가지고자 한다면 재현에서 벗어나 개념예술의 단계로 들어서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