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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 작가 Feb 09. 2024

다시 찾은 부천 아트벙커 B39

바람 불고 날은 많이  차가웠지만 햇살은 따듯한 오후였습니다. 옅은 푸른색의 하늘에 떠 가는 구름이 멀리 떠나와 있는 느낌이 듭니다.

아직은 겨울이라는 걸 알려 주듯 나무 그림자는 메말라 스산함을 더하고 있습니다.

강렬한 햇살이 공간을 가르고 끝이 없는 미로속으로 향하는 듯 합니다.

창틈으로 새어 들어 온 빛이 아트벙커가 시작되는 입구의 은은함을 더하는 시간입니다.

외부인의 출입을 허락하지 않는 공간으로 통하는 계단은 소리없이 우리를 맞이합니다.

한 때는 쓰레기로 가득 찼었던 저장고는 또 다른 예술작품으로 재탄생 했습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공간은 중간이 막혀서 보이는 것이 전부인양 차단합니다.

공간과 공간을 이어주는 작은 틈새로 들어오는 빛 또한 좋은 사진 요소입니다.

기계소리만 가득했을 공간은 이제 감성적이고 예술적인 곳으로 바뀌고, 그 공간을 만들어 가는 건 사람입니다. 의도적인 연출도 한 컷 해봅니다. 한 공간만을 둘러 보는데도 시간이 많이 지나고 있습니다.

그렇게 서둘렀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외부와 공간을 촬영하는데 세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이러다 아트벙커를 외우겠습니다. 다음을 기약하며 밖으로 나오니 오렌지색 저녁 빛이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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