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경계를 넘나든다. 벽과 잔디 사이, 안과 밖 사이, 빛과 어둠 사이.
그 경계는 때로 명확하고, 때로 흐릿하다.
이 사진들은 경계에 대한 질문이다.
무엇이 공간을 나누는가, 무엇이 존재를 드러내는가, 우리는 사물을 보는가, 빛을 보는가?
벽돌담은 시간을 품고 있고,
계단은 이동을 명령하며,
커튼은 안과 밖을 구획한다.
하지만 빛은 그 모든 경계를 투과하거나, 혹은 새로운 경계를 만든다.
건축적 구조 속에서 빛의 조각을 발견했다.
어둠 속에서 형태의 본질을 읽었고,
그림자 속에서 존재의 윤곽을 추적했다.
이것은 사진이지만, 동시에 드로잉이다.
빛으로 그린 선, 그림자로 채운 면.
흑백의 세계는 색을 잃은 것이 아니라, 본질만 남긴 것이다.
사진은 기록이 아니라 사유의 방식이다.
카메라는 도구가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방법이다.
나는 질문한다.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우리가 보는 것은 무엇이고,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사진들은 그 질문의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