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수업 중

SNS(SEE and SHOOT)

by 채 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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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프레임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사진이 담아낸 건 어둠 자체가 아니라, 어둠 사이의 틈이다. 창문으로 스며든 늦은 오후의 빛이 계단을 따라 흐르고, 그 끝 어딘가에는 주황빛 잔상 하나가 걸려 있다.


프레임 오른쪽 위에는 물 줄기가 흘러 내린다.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이미 울렸거나 곧 울릴 것만 같은 예감이 공간에 가득하다. 빛이든 소리든 결국 틈을 지나서야 비로소 닿을 수 있으니, 이 사진은 어쩌면 그런 ‘통과’의 순간을 기록한 셈이다.


계단은 단순히 오르내리는 통로가 아니라, 안과 밖을 잇는 경계, 문턱이다. 우리 역시 늘 어딘가의 문지방에 서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들리는 것과 침묵의 사이 어딘가에 머문다. 이 사진이 진짜로 붙잡아낸 것은 빛도, 계단도, 물 줄기도 아니다. 바로 그 ‘사이’의 긴장감, 보이지 않는 떨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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