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엄지왕자 aka C FLOW Jan 07. 2021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의 재발견

장애 안에서 권력관계는 비장애와 동일하다.

모처럼 와이프와 함께 본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와이프는 감동을 봤고 난 과거와 현실을 봤다. 6년간 다니던 특수학교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적장애 학생과 지체장애 학생들이 함께 지내던 1층 생활관, 2층 학교. 나는 그 친구들의 손톱, 발톱을 깎아주고 목욕하는 날에는 등을 밀어줬다. 내 키가 닿지 않는 곳, 청소하거나 무거운 짐을 들 때 도움을 받는 관계.

그때는 일상이었고 지금은 드물 것이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지적장애 학생들이 늘어났고 지체장애 학생은 줄었다. 피차 서로 불편하니 도울 수밖에 없었고 돕지 않으면 생활이 어려운 친구들.

영상이 끝나는 내내 신하균보다 이광수만 기억된다. 마치 그 옛날 내 친구, 후배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주말이면 부모님들을 기다리던 친구들, 다른 부모님들이 오시는 것을 부럽게 바라보며 주말에도 생활관에서 지내던 친구들. 그런 곳이었다.

짓궂은 선배들의 장난과 군기 반장, 집합시간. 지적장애 학생들을 부리던 사람들. 그래도 마냥 좋다며 웃는 친구들. 그곳에서 서로의 도움이란 상하관계였다. 지체장애 학생들은 우월했고 지적장애학생들은 열등한 관계. 장애학생 사이에서도 그것들이 존재했다. 그래서 신하균을 보며 지난날 내가 그들에게 대하던 행동과 말들이 스쳐서 불편하고 창피했다.

나의 청소년 시절은 그 사이에서 피어난 우정도 있었지만 그것들로 상처 받았을 학생들, 학교문화로 우정을 덮었다. 성인이 되어 이들은 과거와 다르지 않거나 여전히 지배받으며 살아가는 듯하다. 그래서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가 비장애인에게 유쾌한 감동을 줬다면 나는 그 반대였다.

매거진의 이전글 레쓰비의 추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