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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씨 Jan 04. 2018

3가지만 기억하자.

당신의 사이즈, 색, 스타일

옷장을 충분히 살펴보았다면 이제 옷장에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해 움직일 시간이다. 하지만, 무작정 나가서 쇼핑을 한다면 돈은 돈대로 옷은 옷대로 버릴 것이다.당장 뛰쳐나가서 옷 사기 전에 먼저 '사이즈스타일'

이 3가지는 마음속에 새겨두고 가자.



내 몸의 사이즈는?

옷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사이즈는 당신이 어떤 옷을 입던 꼭 등장하는 선택이다. 색이나 스타일보다 가장 먼저 마주쳐야 할 부분이기도 하고. 하지만 모든 브랜드의 사이즈가 다 같냐고 물어본다면 그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다. 

쇼핑몰 3개에서 찾은 같은 스타일의 싱글 투버튼 그레이 자켓 사이즈. 대충봐도 숫자가 다 다르다. 이렇게 다른데 같은 95 사이즈 입으면 될까?



각 브랜드마다 심지어 그 브랜드에서도 각 옷마다 사이즈는 천차만별이다. 재질에 따라 혹은 디자인에 따라 같은 95라도 사이즈에 미묘한 차이가 있다. 한 브랜드 내의 사이즈가 아니라면? 이미 전혀 다른 사이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좋은 측정 방법은 실제로 해당 매장에 가서 해당 제품을 입어보고 구매하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옷을 착용 해 볼 수 있는 시간의 사치가 허락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간단하게, 집에 굴러다니는 줄자를 집어 들고 자신의 실측 사이즈를 한번 재 보자.


누군가 재 줄 사람이 있다면,

자신의 어깨 넓이(어깨를 만졌을 때 툭 튀어나온 어깨뼈 사이)

팔 길이(툭 튀어나온 부분 끝 지점부터 팔목 뼈)

가슴둘레(겨드랑이부터 겨드랑이 한 바퀴! 겨투겨)

상체 길이(고개를 숙였을 때, 툭 튀어나온 뼈부터 꼬리뼈)

허벅지 둘레(사타구니 바로 아래)

다리의 길이(자신의 허리부터 복숭아뼈까지)

허리의 둘레

이렇게 재어보자. 정확하게 잴 수 있다면 무엇보다 좋지만, 힘들다면 1~2cm 정도의 오차는 괜찮다. 맞춤이 아닌 이상 기성복이 딱 맞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우니까.


만약 누군가 대신 재 줄 사람이 없다면,

갖고 있는 옷 중에 가장 잘 맞는 상의와 하의를 옷장에서 꺼내 내 몸의 치수 대신, 단면을 재어 기록해두자.

가슴 단면(겨투겨)

어깨 단면(팔과 어깨가 만나는 재봉선 왼쪽과 오른쪽 사이의 길이)

팔의 길이(어깨부터 팔 끝까지)

허벅지 단면(밑위의 끝부분부터 시작해서 반대편까지 직선)

허리 단면

나와 가장 잘 맞는 옷의 크기는 적어도 나의 실측에 대해서 대략적으로나마 알 수 있게 해준다. (물론 될 수 있다면 내 몸의 치수를 재는 게 제일 좋다.)



난 무슨 색을 좋아하지?

사람마다 각자가 선호하는 색은 꼭 하나씩 있다.

누구는 도시적 이미지의 회색이나 검은색을 선호하는 반면, 다른 이는 상큼 발랄한 선명한 노란색을 선호하는 것처럼. 옷을 사러 나가기 전에 먼저 생각해보자, 지난번에 옷장을 정리하면서 가장 자주 본 색은 무슨 색인가? 그 색과 관련되어있는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이 가장 최적의 선택이다.


다양한 색상을 구매하면 안 되냐고?

고마워요 로다쥬. 사진 한장으로 모든걸 설명해줬어.

머스터드 계열의 니트를 샀는데, 다음번 바지를 살 때 갑자기 그린 계열의 바지를 샀다면? 울트라 바이올렛이 트렌드 컬러라는 말에 덜컥 바이올렛 계열의 셔츠를 구매했다면?

각자 한 번에 하나씩 '포인트' 컬러로 입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고 이쁜 색들이지만, 그 포인트 색상 여러 가지가 한 군데에 모일 경우 '광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다양한 색상의 포인트 컬러를 구매하는 것은 좋다. 자신의 옷에 '오늘은 여기에 힘줬어요!'하는 가장 쉽고 간편한 방법 중 하나니까. 하지만, 패션에 평소에 관심 없던 사람이 내가 오늘 입은 옷과 어울리는 포인트 컬러를 단번에 매칭 해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만약 해내었다면 축하한다, 당신은 능력자다.) 그러니 어려운 것은 다 잊어버리고 일단 쉬운 '톤온톤'을 기억하자. ‘톤온톤’은 색 감각이 아무리 없는 사람이라도 쉽게 도전해 볼 수 있는 스타일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단순하다. 이거만 기억하자. ‘같은 색, 다른 명도’.

간단하게 이런느낌

네이비 니트를 연청바지 위에 걸치거나, 브라운 니트 아래에 베이지색 면바지를 입는다거나. 쉽게 말해 비슷한 색을 한 번에 걸치는 것이다. 명심할 것은 ‘똑같은 색’이 아니라는 것이다. 같은 계열의 색상이지만 명도가 다른 색을 함께 입는 것이다. 어렵다면 위의 예시를 기억해두자, ‘네이비 니트에 연청바지, 브라운 니트에 베이지색 면바지.'



난 어떤 스타일이지?

사이즈도 색도 알았으니 이제 덜컥 사면될까? ‘입을 옷이 없으니 옷을 사야겠다’라고 마음먹었다면 지금 나에겐 어떤 아이템이 꼭 필요한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누누이 이야기 하지만, 우린 ‘내가 언제나 입을 수 있는 옷’을 사려고 쇼핑하는 것이다.


지난날의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면, 생각해보자.

‘내가 평소에 어떤 옷을 주로 입는가?’

‘이 옷을 입을 때 무엇과 함께 입을 것인가?’

지난 글에 올렸던 화려한 올드스쿨 바람막이를 기억하는가? 그걸 사려고 했던 회사원 친구를 뜯어말렸던 이유는 그 친구가 평소에 입는 스타일과 전혀 동 떨어진 아이템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위의 두 가지 질문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주로 내가 입는 옷과 맞춰 입을 수 있는 옷이라면 평소에 내가 입는 스타일의 옷일 테니까.


내가 주로 입는 스타일의 키워드를 몰라서 찾기 힘들다면, 내가 평소에 나의 스타일을 어떻게 부르는지 생각해보자. 그리고 생각해낸 나만의 키워드를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 검색해보자.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부지런한 누군가가 데일리룩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거나, 혹은 그 룩에 맞는 옷을 파는 광고 계정이 있을 것이다.

장첸 양털 코트 찾다가 흘러흘러 아동복이 나와 버렸다. 하지만 가운데 사진이 내가 원하던 코트의 정보를 담고 있었다.

원하는 것을 찾았다면, 그 게시물에 올라와 있는 모든  정보(브랜드, 사이즈, 인터넷 링크 등등)를 다른 검색창에 검색해서 찾아보자. (광고 계정이면 속는 셈치고 링크 타고 들어가서 구경해보자. 사라는 건 아니다. 일단 실컷 구경해라. 그리고 키워드나 정보를 알아둬라.) 그렇다면 자연스레 자신이 원하는 키워드와 정보를 동시에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혹은 새로운 마음 가짐이라는 의미로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하는 중이라면, 기억해라.

'충분히 정보를 얻은 후에, 큰돈 써서, 한 달 내에 옷 세트 두벌 이상 맞춘다.'

내가 주로 운동복을 입는데 갑자기 ‘댄디한 남자’가 되어 보겠다고 덜컥 셔츠를 샀다고 생각해보자. 옷걸이에 고이 걸어놓고 ‘댄디함’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는 뿌듯함과 옷장에 옷 개수만 채울 뿐, 내일 아침 옷 고민 해결에 실질적인 도움은 안된다. 셔츠에 어울리는 바지는 언제 사고, 겉옷은 언제 살 것이며, 그 스타일에 어울리는 신발은 언제 구매할 건가? 일단 기반을 먼저 갖춘 후에 변화를 시도해라. 그게 아니라면 끔찍한 과도기가 생기기 마련이다. (한다면 여름에 시도하는 것을 추천한다. 조금 더 쉽다. 여름엔 상의+하의+신발 정도면 깔끔하게 끝나니까.)



 준비는 끝났다. 왠지 두 번째 글에서 진짜 쇼핑 팁을 주지 않은 것 같아서 사기 친 느낌이지만, 이제 진짜 쇼핑을 하러 갈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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