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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씨 Jan 31. 2018

좋아, 무슨 옷을 사면 되는 거지?

셔츠와 니트, 두 개만 챙겨도 상의는 완벽하다

지금부터 써 내려가는 글은 대부분 '기본' 옷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속칭 '간지'나는 스트릿 스타일의 옷이나 밀라노 아저씨들 마냥 멋진 양복도 좋지만, 나는 모든 남자들에게 '기본적인 옷'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니까.



자, 이제 우린 '뭘 입지?'의 해답을 얻기 위한 여행의 첫 목적지에 도착했다. 쇼핑을 가기 전에, 그리고 쇼핑 가서 뭘 해야 할지 대충은 알았으니까. 그렇다면, 뭘 사야 할까?


남자에게 기본적으로 필요한 옷은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구매 후에 후회하지 않고, 언제든 고민 없이 옷장에서 꺼내서 걸칠 수 있는 옷은 '셔츠(드레스 셔츠, 남방 모두), 니트(카디건 포함), 면바지, 청바지'이라고 생각한다. 언제 입던, 무엇을 함께 걸치던 특이한 색이 아닌 이상 위 옷들의 무난함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도 개인적으로 이 옷들은 가격보다 재질을 보고 오래 입을 수 있는 것들로 구매한다. 특별한 날을 위한 옷이 아닌, 평소 어디에든 비벼볼 수 있는 옷인 것이다.


물론, 이 옷을 입었다고 당신이 그저 지하철에 있는 평범남 1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식으로 입느냐에 따라 당신도 제2의 봉태규, 제2의 류승범이 될 수 있다. 그러면 이제 차근차근, 위에서부터 아래로 가면서 알아보자.

이들이 지금 입고 있는 옷을 당신이 입기 어려울까? 개인적으로 우리 모두가 당장 내일 입어도 위의 옷들은 이상하지 않다.



셔츠는 그 어떤 옷과도 잘 어울린다.

남자가 평소에 옷장에 가지고 있어야 하는 셔츠는 최소 3장이다. 화이트 드레스 셔츠, 블루 드레스 셔츠, 화이트 옥스퍼드 셔츠(흔히 말하는 흰색 남방)

3 신기다 3 신기, 외워두자.

저 3개는 언제 어디에 입어도 반 이상은 가는 아이템이다. 그렇기 때문에 돈을 조금 쓰더라도 저 3가지는 꼭 괜찮은 품질의 것으로 구매해두는 것이 좋다. 물론 당신이 3가지를 모두 구매하는 것이 필요 이상의 지출이라고 생각한다면, 화이트 셔츠 2가지는 꼭 구비해두자. 또, 아무리 오버핏이 유행이라 한들 위 3가지의 셔츠의 첫 구매 시에는 절대로 오버핏으로 구매하면 안 된다. 내 몸에 잘 맞는 사이즈의 셔츠를 구매하자.


셔츠를 구매하면서 특이한 스타일의 커프스 혹은 카라를 할 경우, 언제나 입는 셔츠가 아닌 특별한 경우에만 입는 셔츠가 될 것이다. 우리가 필요한 건 평소에 무난하게 어디든 입을 수 있는 셔츠니까.

카라(좌) 커프스(우)

붉은색 네모가 보이는가? 가장 무난한 스타일의 카라와 커프스다. 명심하자 우린 언제나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옷을 사려는 것이 목적이다. 물론 당신의 눈길을 빼앗은 스타일이 있다면 그걸 구매해도 좋다. 하지만 기억해라, 특별하고 독특한 스타일은 부담 없이 입긴 힘들다.



셔츠들은 입고 난 뒤에 최대한 빨리 빨아주자.

어떤 방법이든 흰 셔츠는 입고 난 뒤에 최대한 빠르게 빨아야 한다. 일주일 이상 묵혀두지 말자. 셔츠는 목뿐만 아니라 손목, 심지어 옥스퍼드 셔츠의 경우 버튼 라인도 쉽게 때가 탄다. 그리고 이때를 지우는 데에는 당신이 귀가 후에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빨래보다 적어도 3배는 귀찮다. 그러니 때 지우는데 주말 반나절 날리고 싶지 않다면 미리미리 조금씩 빨아두길 바란다. 물 많이 안 써도 된다. 크게 얼룩이 진 것이 아니라면 주요 부위만 손빨래로 살짝 빨아주고 말려주자.


건조기는 셔츠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건조기를 돌리기보다 자연적으로 살짝 말린 후에 다림질을 해두자. 물기를 조금 머금은 셔츠가 조금 더 다림질이 잘된다. (물론 요즘엔 다림질을 할 필요 없는 제품이 많기 때문에 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많지만) 만약 당신이 이 다림질이 너무 귀찮다면, 츠의 앞부분(어깨-가슴-배 라인)만 살짝 다려주자. 


빨간 네모에 들어가는 부분.


드레스 셔츠의 경우 겉 옷을 걸쳐야 하고, 겉 옷을 벗을 때가 된다면 전부 다 깔끔하게 다려놓은 셔츠도 구겨져 있을 시기다. 옥스퍼드 셔츠의 경우엔 원래 자연스럽게 구김이 가있어도 이상하지 않는 '남방'이니 걱정 말고.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화이트, 블루 드레스 셔츠와 화이트 옥스퍼드 셔츠는 꼭 사자. 어디든 맞춰 입기 쉽다.

첫 구매 시엔 오버핏의 셔츠를 피해라.

커프스와 카라는 기본적인 모습의 것으로 구매하자. 뭔지 모르겠으면 '레귤러'만 기억해라

셔츠 입고 난 뒤에 꼭 빨아라. 때 탄 거 지우려고 고생하는 것보다 훨씬 노동력이 적게 든다.

다림질 귀찮으면 셔츠 앞부분만 다려라. 나머지 부위는 어차피 구겨지게 되어있다.

자, 기본적인 셔츠의 구매법과 관리법을 알았다.

저거만 해도 당신은 셔츠를 입은 당일은 깔끔한 모습으로 출근 혹은 등교를 할 수 있다.



니트와 카디건은 당신의 차분함을 돋보이게 해 준다.

니트와 카디건, 통칭 니트 아이템들의 경우 여름을 제외한 3가지 계절에 사랑받는 아이템이다. 우리에겐 친숙하지만 그만큼 종류도 수십, 수백 가지가 될 정도로 다양하다. 하지만 이를 간단하게 줄일 경우 아우터로도 걸칠 수도 있는 벌키(투박, 묵직)한 종류와, 이너로 걸칠 수 있는 슬림한 종류가 있다. 둘의 장단점은 당신도 나도 잘 알고 있다. 벌키 한 옷은 무겁고, 두껍지만 따듯한 반면 이너용의 경우 벌키 한 옷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덜 따듯하다는 것.

벌키 한 스웨터(좌) 가벼운 니트(우), 차이는 사진만 봐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두 종류 모두 갖고 있다면 다양성이 생겨서 좋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당신이 저 두 가지 중에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후자를 택하자. 슬림한 니트 아이템의 경우 간절기엔 아우터로 한겨울엔 이너로 입기 딱 좋다. 


니트 아이템을 이루고 있는 기본적인 울(wool, 양모)의 종류는 우리에게 친숙한 메리노 울부터 버진 울 등 다양한 종류가 있고. 이외에도 캐시미어, 앙고라, 모헤어 등 다양하다. 하지만 저 모든 재질을 제외하고 당신이 니트 아이템을 구매해야 할 때, 꼭 기억해야 할 것 한 가지는 바로 울의 함유량이다.


독자의 이해를 위해 만든 예. 꼭 모가 아니더라도 '양모', '울', 'Wool' 등으로 표기되곤 한다.


기존의 제품들 중에는 합성 섬유가 굉장히 높게 들어가 있는 니트 제품이 많은데, 이럴 경우 되도록이면 피하길 바란다. 물론 합성섬유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최신의 합성섬유들 중엔 전통적인 양모보다 따듯한 경우도 있으니까. 하지만 아크릴이 높게 포함되어있는 니트 아이템을 샀을 경우, 봄에 피는 꽃봉오리 마냥 피어오르는 보풀들과 인사할 것이다. 결국 돈은 돈대로 주고, 내년 겨울엔 못 입을 수도 있다. 그러니, 울의 함유량이 최소 50%는 넘어가는 아이템을 구매하자. 


울의 경우 (대부분 드라이클리닝을 추천하지만) 세탁 찬물 코스를 비롯한 방법으로 세탁할 수 있고, 모 브랜드의 스타일러 등으로 세탁이 가능하다. 쉽게 말해 당신이 한 달가량 입은 니트 아이템에 오늘 커피 먹다 쏟아도, 퇴근하 혹은 하교하고 집에서 세탁기 찬물 코스로 돌려도 괜찮다는 것. 때에 따라서 개발된 섬유로 제작된 니트의 경우엔 울코스나 찬물 세탁, 울 전용 세제가 아닌 그냥 세제에 30도 코스로 돌려도 멀쩡하게 세탁이 가능한 제품들도 있다. 하지만 이 니트 아이템에 '캐시미어'와 '앙고라'가 들어갔을 경우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렇게 과도하게 보들보들한 친구들이 대부분 캐시미어/앙고라 혹은 모헤어라고 불린다.


이 재질의 아이템의 경우 각자 세탁하는 방법이 다르고 고유의 방법이 존재한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세 종류 모두 '마찰'에 약하고 가격이 어마 무시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매일 쉽게 입을 옷 사야 하는데 마찰에 약한 옷을 산다? 아마 사놓고 모셔두거나 세탁할 때마다 드라이클리닝을 맡기며 텅장과 마주해야 할 것이다.


니트 아이템에 대한 글을 간단하게 요약해보자면,

벌키 한 종류, 슬림한 종류 모두 구매하면 좋다. 둘 다 구매하기 힘들면 슬림한 종류로 구매하자.

울 함유량이 중요하다. 최소 50% 이상.

합성섬유가 나쁜 건 아니다. 하지만 울 보다 덜 따듯하고 보풀이 엄청 많이 일어난다.

비싸고 좋은 섬유는 매일 입기엔 무리. 특별한 용도로 나중에 하나(혹은 두 개) 정도 구매하자.


위에서 설명한 셔츠와 니트, 카디건의 조합은 불변하는 진리의 깔끔한 스타일이다. 무지 티셔츠 위에 카디건, 니트 위에 카디건 등 니트 아이템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그러니, 가능하면 두 개, 세 개 정도 구비해 두고두고 입자. 만약 당신이 울 재질에 민감해서 잘 입지 못한다면 코튼, 즉 면직물로 제작된 니트나 카디건을 입어도 된다. 비교적 덜 따듯하지만, 그래도 비슷한 분위기는 날 것이며 상대적으로 덜 따듯할 뿐이지 따듯한 건 맞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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