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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훈 Jun 20. 2022

세상은 돌고 돈다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다'는 말이 맞다. 생을 한 바퀴 돌고 나니 많은 것을 깨닫게 된다. 그중에도 '세상은 돌고 도는구나'하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은 욕심을 내지 말고 때를 기다리며 그 '때'를 위해 자신을 준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바닷가를 보자. 예전에는 바닷가 제일 일선엔 못 사는 사람들이 살았다. 파도가 치고 바람을 맞는 제일 악조건의 위치이니 돈 많은 사람은 뒤로 빠지고 돈 없는 이가 방패 역을 했다. 지금은 대박 자리가 되었다.

산골도 마찬가지다. 못 살수록 뒤쪽으로 위쪽으로 터를 잡아야 했다. 지금은 마을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제일 높은 곳이 축복의 자리가 되었다.

내가 중고등학교 시절에 살던 마을도 그랬다. 아래쪽은 미나리깡이나 논이 있어 비만 오면 질퍽거리니 돈이 있는 이는 그를 피해 뒤쪽으로 올라가고 못 사는 사람들이 아래쪽 질퍽이는 곳에 살았다. 지금 그들은 대부분 건물주가 되었다.

냄새나는 하천 옆도 마찬가지다. 비만 오면 온통 쓰레기를 덮어쓰는 하천 가는 제일 못살던 이들의 집이었다. 지금은 그곳이 복개되어 몇 층짜리 건물들이 들어섰다.

살다가 중간에 돈을 좀 벌어 한 칸 뒤쪽으로 간 이는 배가 아프다.

70 평생을 똥장군을 지고 부추밭을 다니던 꾀죄죄한 영감님이 이제는 회장님이 되었다. 신도시가 들어와 대박이 난 것이다. 자식들도 마찬가지다.

허구한 날 기타만 치고 노래만 부르던 놈이 억대 부자가 되고, 눈 째지면 게임만 한다고 구박받던 놈이 수십억 연봉을 받고, 씨사이 소리만 한다고 핀잔받던 놈이 최고의 예능인이 되는 세상이다.

잔소리만 해대던 아버지보다 수백 배의 돈을 버는 자식이 된다. 야단치지 마시라.

세상은 언제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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