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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훈 Mar 17. 2024

마라

11장. 외로워하지 마라

03. 세상에는 나를 사랑하는 이가 더 많다








 어느 날 주변을 둘러보았을 때 그 많던 친구들도 보이지 않고 혼자 덩그마니 남은 듯한 나를 볼 때가 있다. 세상이 모두 나와 등진 듯이 나만 홀로 떨어져 외톨이가 된 것이다. 모두의 시선이 두렵다. 모두가 나를 질책하고 나를 외면하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그것은 내 속의 내가 문제일 뿐 세상에는 나를 사랑하는 이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사랑하는 부모님과 친구들 그리고 나의 아이들과 선후배 동료들이 나를 조심히 숨죽여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내가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기를 기다리는 중인 것이다. 무언의 응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따뜻한 햇살 같은 사랑을 쏟고 있는 것이다. 다만 내가 그들을 보지 못하기 때문일 뿐 그들이 사라진 것이 아니다. 손을 들어 휘저어보라. 그들이 당신의 손을 잡아줄 것이다. 우리는 흔히 잊고 있다. 소중한 이들이 내 주위에 있음을 말이다.

현대를 사는 사람들은 손에 항시 휴대폰을 들고 산다. 집에서도 지하철에서도 심지어 자면서 까지도 늘 손에서 놓지 않는다. 그런데도 외롭다. 버튼만 누르면 다정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도 버튼을 누르지 않는다. 자기만의 삼매경에 빠져있는 것 때문이다. 혼자 노는 것이다. 뉴스를 검색하고 댓글을 달고 블로그를 검색하고 블로그에 글을 쓴다. 페이스북을 하면서 페친을 만들고 그들과 대화한다. 그러면서 정작에 자기 주변의 인물들과는 교류하지 않는다. 친구보다 페친이 더 가깝다. 자연히 오프라인 상에 놓인 내 주변인과 소통이 멀어진다. 내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달려올 사람은 온라인상의 그들이 아니다. 내 친구들이다. 내 가족들이다. 그들이 나를 위로하고 기뻐하고 격려하고 응원하는 이들이다. 둘러보면 그들도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생각을 바꾸어 보자. 내 행동 패턴을 바꾸어 보자. 온라인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내 친한 이웃을 만나 밥 먹고 차 마시면서 얘기를 나누는 것이다. 가끔 술 한 잔 하면서 가슴을 열어 보이면 그도 내게 가슴을 열어 줄 것이다. 그것이 우정이고 사랑이다. 세상에는 나를 사랑하는 이로 가득 차 있다. 

우리는 가장 가까이 있음에도 그를 외면할 때가 있다. 바로 나의 배우자다. 살면서 조금씩 일그러진 틈새로 인해 어느샌가 미움이 더 많아져 버린 사이가 되어버린다. 한 때는 그토록 사랑했던 이  였음에도 이제는 식어버린 마음에 사랑보다 미움이 가득 차 버렸는가? 한발 짝 뒤로 물러나 나와 그를 보라. 어쩌면 그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거기에는 예전에 풀지 못한 작은 응어리들이 모여 내 가슴의 물꼬를 틀어막고 있을 것이다. 그것을 풀지 않는 한 부부는 소원할 수밖에 없다. 헤어질 마음만 다져가는 것이다. 풀려고 애쓰지 않고 끊으려고만 하고 있는 것이다. 이기의 마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이 없이 나만의 이해를 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해하지 못하면서 이해받기만을 바라는 것은 이기심이다. 거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와 그녀도 나와 같이 답답함을 느끼는 것이다. 나만 옳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는 한 둘의 생각은 좁혀질 수 없다. 

 미국 전역에 지부를 두고 있는 ‘화성 금성 상담 센터’를 운영하며 강연 등을 통해 사랑의 처방전을 전파하고 있는 존 그레이( John Gray )는 그의 저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에서 본디 남녀는 각기 다른 별에서 온 존재라 모든 것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는 이 책에서 남자와 여자가 인생의 모든 영역에서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남녀는 의사를 전달하는 방법이 서로 다를 뿐만 아니라, 생각하고 느끼고 지각하고 반응하고 행동하고 사랑하고 필요로 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달리한다고 얘기한다. 그가 제시하는 남녀 간의 해법은 배우자가 다른 별에서 온 사람처럼 당신과 다르다는 걸 기억하고 상대를 변화시키려고 애쓰거나 맞서려고 하는 대신 그 차이를 편하게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그래야만 더불어 잘 지낼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를 떠나서 생각해 보아도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우리는 결혼 전까지 각기 다른 가정과 환경에서 굳어져버린 자기만의 사고 영역을 가지고 만났다. 두 사람이 잘 소통하려면 그것을 인지하고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존 그레이도 얘기한다. 남녀는 각기 생물학적 차이, 부모의 영향, 교육, 형제간의 서열에서부터 역사와 사회, 매스컴에 의해 조성된 문화적 환경에 이르기까지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한 매우 복잡한 문제를 지니고 있다고 말이다. 그렇다. 둘은 애초에 서로 다른 존재인 것이다. 그것은 사랑이라는 묘약에 의해 일시적으로 정지해 버렸다가 점점 현실로 되돌아오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것이다. 결국은 서로를 인정해 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녀)를 안아줘 보라. 등을 다독여 줘 보라. 고맙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잘 살아보자. 행복 하자. 비난하고 질책하는 말 대신에 따듯한 말로 서로를 위해주고 안아줘 보자. 그(녀)가 세상에서 가장 나를 사랑하는 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세상은 나를 사랑하는 이로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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