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나고 싶은 메르케사

메르케사 이야기 1

by 꼼지맘

나는 학창 시절 방학숙제 중 가장 힘들었던 게 일기 쓰기였다.

그때는 왜 그렇게 쓰기가 싫었던지...


첫아이가 태어나면서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기록을 하기 시작했다.

다음 해 둘째가 태어나면서 퇴사를 하고 경력단절이 되었다.

두 아이와의 시간은 나에게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다.


나는 기억력이 좋지 않다.

그래서 열심히 아이들과의 소중한 추억을 열심히 기록했다.

아이들이 크면서 나는 나의 일과 일상을 기록했다.

싸이월드- 블로그블로그-카카오스토리-인스타, 그리고 브런치까지

생각해 보면 아이들이 태어나고부터는 기록을 꾸준히 했다.


오늘은 나의 브런치 연재북 [짱구 세계관 집에 초대합니다]에 글을 연재하는 날이다.

지금은 새벽 5시다. 나는 새벽루틴에 글쓰기를 도전 중이다.

글감을 고민중이다. 오래전 적어둔 블로그를 둘러보았다.

나의 소소한 행복에 관해 적어놓은 오래된 글을 보고 오늘의 글감을 정했다.


암을 만난 뒤 나는 소소한 일상이 주는 편안함과 행복이 나의 삶에서 가장 소중하고 특별해졌다.

10년 전 적어둔 나의 소소한 행복리스트는 지금도 거의 같다.

10년 전 소소한 행복들은 대부분 메르케사와 함께 했고, 기록되어 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적어보려고 한다.



오늘은 짱구 세계관 집에서 아주 특별한 메르케사를 소개하려고 한다. 메르케사와 놀았던 시간들은 우리 가족들에게 가장 특별한 추억이다.


내동생은 나에게 현실감이 없어 걱정이라고 했다.

메르케사이야기를 적으면서 동생말이 떠오른다.


메르케사

메르케사는 나와 꼼지파파의 공방카페였다. 우리는 메르케사의 품속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춤추고, 노래하고, 달콤한 쿠키를 굽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 예쁜 추억을 만들었다.
우리의 메르케사는 참 따뜻하고 포근했고, 그윽한 소리로 우리 가족과 놀아주었다.

메르케사 안녕~~ / 꼼지파파의 그림

메르케사를 만나다.

메르케사를 만날 즘 나는 온라인 쇼핑몰을 하고 있었다. 책작업을 위한 출판사와의 계약도 3건 진행 중이었다.

나는 책작업을 위한 작업실로 사용할 공간이 필요했고, 일본식 빈티지카페도 갖고 싶었다.


마침 쇼핑몰 창고도 옮겨야 하는 상황이라 모든 것을 한 번에 진행해 보기로 했다. 쇼핑몰 창고로 사용할 건물을 계약하고, 한쪽을 공방카페로 만들기로 했다.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면서 우리는 메르카사의 소리와 분위기, 모습은 직접 만들어 주기로 했다.







메르케사의 소리

메르케사의 목소리는 음향전문가에게 의뢰했다. 꼼지파파는 음악에 아주 진심이다. 좋아한다. 꼼지파파가 정말 벼르고 벼르던 진공관 앰프다.

음향전문가가 메르케사의 공간에 맞게 스피커를 제작하고 설치를 했다.

진공관 앰프의 이름은 물론 메르케사로 했다.

메르케사의 소리니까.


메르케사의 향기

메르케사에게는 고소한 커피콩 냄새가 난다. 지금은 마시지 않지만 나는 커피를 아주 좋아했다.

그래서 꼼지파파는 좋은 원두를 구입해서 숯불에 직접 로스팅을 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커피는 로스팅한 지 5일째 된 커피콩을 핸드드립으로 내린 아이스아메리카노였다.


꼼지파파는 매일 아침 마시지도 않는 커피를 내리는 가짜 바리스타였다.

(바리스타 자격증은 내가 가지고 있지만, 커피는 꼼지파파가 내린 게 맛있었다)

메르케사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었다.

커피향기 나는 메르케사


지금도 그 때의 커피향이 그립다.


메르케사와 함께한 추억들

공방카페였지만, 나는 3권의 책작업으로 공방수업을 할 수 없었다. 고민 끝에 수업할 공간이 필요한 공예가들에게 수업을 할 수 있게 해 드렸다. 나도 배우고 싶은 것들은 수업을 받기도 했다.

다양한 수업들이 진행되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추억을 만들었다


나의 3권의 책작업도 무사히 잘 마쳤고, 출간이 되었다. 책의 출간파티도 메르케사에서 했다.

아이들과 지인들과 행복한 시간들도 많이 보냈다.



메르케사는 놀기를 좋아했다.

메르케사는 놀기를 좋아해서 저녁 6시 이후, 토, 일, 공휴일은 쉬어야 했다.

저녁이면 지인들과 앞마당에서 바비큐파티를 하고, 눈이 오거나 비가 오면 누군가가 가져오는 와인으로 쨰즈음악을 들으며 와인을 마시거나 갓 내린 커피를 마셨다.





나의 작업실겸 공예가들의 작업실이였던 메르케사.
토요일이면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어주었던 메르케사
메르케사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모습이다. 눈이오면 눈을 치우느라 힘들었던 추억은 있지만 눈과 가장 잘 어울렸던 메르케사



메르케사 화단에 여러가지 화초들을 사다 심었다 추운겨울을 버티지 못하고 모두 죽었다. 지인이 길에 널린 강아지풀을 심어주었다. 너무 맘에 들었고, 메르케사와 어울렸다.
메르케사에서 저녁마다 숫불바베큐파티를 하느라 한동안엔 상추와 쌈채소를 화단에 심었다.


점자촉각그림동화책 만들기 봉사활동도 메르케사에서 시작했다.


아무도 없는 밤. 메르케사에서는 인형들의 파티가 시작된다고 꼼지맘과 꼼지파파는 생각했다. ,


정말 보고싶다 메르케사

메르케사의 공방카페는 1년 만에 폐업을 하고, 꼼지맘과 꼼지파파의 작업실로 함께 했다.

지금도 사진을 볼 때마다 따뜻한 추억이 떠오른다.

요즘 메르케사가 자주 생각난다.

메르케사를 다시 만나고 싶다. 내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난 뒤라서 인지도 모르겠다.

뭐든 포근하고 따뜻하게 담아주던 메르케사에게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보고 싶고 듣고 싶다

메르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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