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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루틴, 다시 카페에서 시작하다

흔들린 루틴을 다시 세우는 나의 작은 회복 기록

by 꼼지맘

다시, 나의 모닝 카페 루틴을 시작하며

암경험자들과 함께 ‘루틴 실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나는 그들에게 도움이 될 자료를 찾고 영상을 제작하며, 참여자들의 루틴 인증을 확인하고 격려 댓글을 남기는 일에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팀리더로서 늘 관심을 가지고 응원하다 보니, 어느새 나의 루틴은 조금씩 흐트러졌다.

루틴 인증 확인과 프로젝트 진행 업무를 위한 루틴을 따로 만들었지만, 참여자들의 질문과 소식을 바로 확인하고 답해주고 싶은 마음에 정해둔 시간을 놓치기 일쑤였다. 그러다 보니 내 일상의 리듬에도 변화가 생겼다.

한마디로, 루틴이 흔들린 것이다.
내가 루틴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일상의 일정한 흐름’과 ‘예상치 못한 이벤트가 적은 하루’다. 그런데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그 일정함이 깨졌다.

1기 때는 기존에 잘 유지하던 루틴 덕분에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2기에서는 참여자들의 참여율이 훨씬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단톡방의 인증 댓글과 소통 시간이 많아졌다. 2기의 참여율은 1기보다 200%쯤 높았던 것 같다. 지금 진행 중인 3기 참여자들의 인증률은 그보다도 높다.

프로젝트 기획자이자 팀리더로서 정말 기쁘고 감사한 일이다. 덕분에 나 역시 미션 인증에 더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문득 돌아보니, 정작 나의 인스타그램에는 한 달 넘게 루틴 기록을 남기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매일 실천은 하고 있었지만, 그 기록이 ‘공유 공간’이 아닌 단톡방 안에만 머물러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오늘, 루틴 단톡방에 남겼던 나의 기록들을 모두 모아 인스타에 총정리했다. 밀린 숙제를 다 끝낸 기분이었다.
‘미루지 말자, 미루면 더 하기 싫어진다.’
암 진단 이후로 일상의 기록을 남긴 지 1,205일째. 스스로가 참 대견하다.

루틴은 잘 하다가도 다시 흔들린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루틴을 점검하고 재정비하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장소가 중요하다.
항상 카페에서 시작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글쓰기 루틴을 집중적으로 정비하기 위해 카페를 선택했다.

이번 루틴 정비의 목적은 글쓰기다.
참여자분들 중 많은 분들이 내 브런치 글을 보고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말해주셨는데, 정작 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글을 쓰지 못했다. 그래서 오늘부터 ‘모닝 카페 루틴’을 다시 시작했다.

아침 걷기와 운동을 겸해, 버스로는 세 정거장 거리인 카페까지 걸어왔다. 걷는 동안 생각이 정리되는 그 시간을 오랜만에 다시 느꼈다.

카페에 도착해 따뜻한 녹차를 마시며, 걸으며 떠오른 생각들을 노트에 옮겼다.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나를 위한 시간을 보냈다.
책 읽기와 글쓰기 루틴도 함께 다시 다듬는 중이다.

루틴을 꾸준히 잘 이어가기 위한 나만의 방법을, 오늘 또다시 고민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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