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s Dalloway in Bond Street(1925)
분명 그들 모두가 행복한 심부름길을 나선 것은 아니었다. 우리가 웨스트민스터 거리를 걸을 때에는 각자 사연이 있는 법이다. 빅벤도 공공관리국의 관리를 받지 않는다면 녹슨 쇠 막대기일 뿐이다. 그 순간은 오로지 댈러웨이 부인에게만 완벽했다. 댈러웨이 부인에게 그 유월은 상쾌했다. 행복한 어린 시절- Justin Parry가 좋은 사람처럼 보였던 것은 단지 그의 딸들에게만은 아니었다. (물론 재판석에서는 약했지만); 해질 즈음의 꽃들, 피어오르는 연기; 그 시월의 공기를 뚫고 아래로 아래로, 그렇게나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갈까마귀 떼의 깍깍대는 소리- 어린 시절과 바꿀 수 있는 것은 그 어느 것도 없다. 민트 잎새 하나가 그걸 일깨운다. 아니 파란 줄무늬가 있는 컵 때문일까.
No doubt they were not all bound on errands of happiness. There is much more to be said about us than that we walk the streets of Westminster. Big Ben too is nothing but steel rods consumed by rust were it not for the care of H. M.'s Office of Works. Only for Mrs Dalloway the moment was complete; for Mrs Dalloway June was fresh. A happy childhood-and it was not to his daughtera only that Justin Parry had seemed a fine fellow(weak of course on the Bench); flowers at evening, smoke rising; the caw of rooks falling from ever so shigh, down down through the October air- there is nothing to take the place of childhood. A leaf of mint brings it back; or a cup with a blue ring.
위의 문장을 직역으로 풀어 보자면 다음과 비슷할 것이다.
No doubt they were not all bound on errands of happiness.
분명히 그들 모두가 행복의 심부름을 해야 했던 것은 아니었다.
There is much more to be said about us than that we walk the streets of Westminster.
우리가 웨스트민스터의 거리를 걷는다고 말한다면, 우리에 대해 훨씬 더 많은 이야기가 있는 법이다.
Big Ben too is nothing but steel rods consumed by rust were it not for the care of H. M.'s Office of Works.
빅벤도 사실은 녹슨 쇠 막대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만약 H.M.'s Offive of Works의 관리가 없다면.
Only for Mrs Dalloway the moment was complete; for Mrs Dalloway June was fresh.
오로지 댈러웨이 부인에게만은 그 순간이 완벽했다. 댈러웨이 부인에게 유월은 신선했다.
A happy childhood-and it was not to his daughters only that Justin Parry had seemed a fine fellow(weak of course on the Bench); flowers at evening, smoke rising; the caw of rooks falling from ever so high, down down through the October air- there is nothing to take the place of childhood.
행복한 어린 시절 - 그리고 Justin Parry가 세련된 작자였던 것이 그의 딸들에게만은 아니었다.( 물론 판사석에서는 그렇지 않았지만); 해질 즈음의 꽃들, 피어오르는 연기; 저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갈까마귀 떼의 깍깍 소리, 시월의 대기를 뚫고 아래로 아래로 떨어지는- 어린 시절을 대신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A leaf of mint brings it back; or a cup with a blue ring.
민트 꽃잎 한 장이 그것을 일깨운다, 아니면 파란 테두리가 있는 컵이 일깨운 걸까.
각 문장을 번역하며 다음과 같은 점들을 생각해 보았다.
1. 분명 그들 모두가 행복한 심부름길을 나선 것은 아니었다.
'그들 모두'는 누구를 지칭하는 걸까? 앞 문장에 '교차하는 발걸음들'에 암시된 사람들, 즉 거리를 걷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댈러웨이 부인은 행복하게 길을 나섰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그건 분명하다.
2. 우리가 웨스트민스터 거리를 걸을 때에는 각자 사연이 있는 법이다.
갑자기 '우리'가 등장하며, 이때 시제는 과거 시제에서 현재 시제로 바뀐다. 이 변화는 관점의 변화를 보여준다. 과거 회상적인 서술에서 당연시되는 상식의 서술로 글이 전환되고 있다.
3. 빅벤도 공공관리국의 관리를 받지 않는다면 녹슨 쇠 막대기일 뿐이다.
왜 갑자기 관리받는 빅벤의 이야기가 나타날까? 앞서 언급한 길을 걷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정을 가지고 길을 가는 것이다. 완전히 자유롭게 걷는 것은 아니다. 빅벤이 장중함을 유지하는 것도 스스로 그런 것이 아니고, 오직 국가 기관의 관리를 받기 때문인 것과 같다. 어떻게든 모든 것이 어떤 속박아래 있는 것이다.
4. 그 순간은 오로지 댈러웨이 부인에게만 완벽했다. 댈러웨이 부인에게 그 유월은 상쾌했다.
왜 Mrs. Dalloway가 아니라 Mrs Dalloway인가? 그리고 왜 댈러웨이 부인에게만은 예외적으로 완벽했다고 말했을까? 점 하나가 없다는 것은 아주 사소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건 엄연히 다르다면 다른 것이다. 울프는 소심한 일탈을 꿈꾸고 있는 듯하다. 점 하나가 있어야 할 부분에 점 하나를 살짝 빼는 정도의 자유랄까? 댈러웨이 부인의 거리 산책은 그런 사소한 자유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그녀가 원하는 것 바로 그것이었다. 그래서 장갑을 사러 나갔던 그 때의 유월이 자신의 뜻대로된 자유로웠던 유월로 완벽했다는 것이다.(과거시제를 사용했다는 점에 유의하라.) 그녀는 자신의 자유 의지로 손수 장갑을 사겠다고 나섬으로 소소한 일탈의 자유를 구가한 것이었다. 아마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5. 행복한 어린 시절- Justin Parry가 좋은 사람처럼 보였던 것은 단지 그의 딸들에게만은 아니었다. (물론 재판석에서는 약했지만); 해질 즈음의 꽃들, 피어오르는 연기; 그 시월의 공기를 뚫고 아래로 아래로, 그렇게나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갈까마귀 떼의 깍깍대는 소리- 어린 시절과 바꿀 수 있는 것은 그 어느 것도 없다.
급속히 어린 시절의 회상 장면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어린 시절을 회상하게 된 것은 아마도 싱그러웠던 자유를 회상하다 연상된 것이 아닐까? 어린 시절의 자유로움과 행복. Justin Parry가 '좋게 보였던 것이 단지 그의 딸들에게만은 아니었다.'는 표현은, 그 사람이 그녀에게도 친절하게 대해 줬으며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재판석에서는 약했다는 말에서는, 오히려 재판할 때는 일상과는 다른 엄한 잣대를 들이댔을 수도 있다는 느낌이 든다.
어린 시절의 좋았던 회상은 계속된다. 해질 즈음의 꽃들, 피어오르는 연기, 그리고 갈까마귀의 소리들. flowers in the evening 이 아니라 flowers at evening인 이유는 무엇일까? 저녁이 다소 긴 시간이라면, 그 저녁의 한 때라는 짧은 느낌을 주기 위해 at evening을 쓴 듯하다. 그렇다면 아마도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신비로운 시간인 해가 질 녘으로 상정하면 아주 좋을 듯하다. 그리고 그때 정원의 꽃들이 향기를 짙게 발산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피어오르는 연기'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Justin Parry의 담배 연기일까? 아니면 저녁밥 짓는 아궁이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일까?
또 갈까마귀 떼의 소리는 무슨 연유로 회상이 된 것일까? 한 사람의 심리의 흐름은 종잡을 수 없는 것이기 하지만 뭔가 단서는 없을까? 아마도 댈러웨이 부인이 느꼈던 상쾌함은 시월의 공기와 알게 모르게 연결이 되고 있는 건 아닐까? 아니면 높은 곳에서 울리는 빅벤의 종소리와 높은 곳에서 떨어지며 질러대는 갈까마귀의 소리가 서로 연동된 것일까?
댈러웨이 부인의 회상 속에 그녀는 잠깐 다시 어린 시절의 fresh 한 회상에 잠긴다.
6. 민트 잎새 하나가 그걸 일깨운다. 아니 파란 줄무늬가 있는 컵 때문일까.
아하! 어린 시절의 회상은 거리를 걷다 밖에 나와 앉은 테이블 위에 놓인 푸른 줄무늬를 두른 컵 위에 떠 있던 민트 잎새 한 장 때문이었다. 민트의 향기는 어린 시절의 저녁 꽃 향기를 떠 올렸고, 찻잔에서 올라오는 수증기에서 저녁연기를 회상하였었구나. 컵을 두른 푸른 테두리에서 하늘에서 빙글빙글 돌려 떨어지는 갈까마귀를 떠 올렸을지도.
때로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상상력과 억지를 섞어서 버지니아 울프의 <본드 거리의 댈라웨어 부인>을 읽는 것은 나름 재미있다. 아마도 번역된 우리말로 된 글을 읽으면, 이렇게까지 생각하지 않겠지만 원문을 보고 번역을 하려고 문장을 보니 이런 재미가 있다.
예전에 <위대한 개츠비>를 원문으로 보며 번역할 때 느꼈던 그 느낌보다 더 즐거운 느낌이다. <댈러웨이 부인>은 fresh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