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임이 사라지고 색 바랜 삶은 변화의 조류에 밀려 죽음으로 밀려가는데,
버지니아 울프의 <본드 거리의 댈러웨이 부인>, 번역이 쉽지 않다. 갑자기 모르는 '셀리'의 시가 나오니, 이건 그냥 캄캄한 밤에 더듬더듬 길을 찾는 암중모색 끝에 엄청난 오역이 나오고 말았다. 챗지피티의 도움으로 맥락을 잡기는 잡았지만.
'중년은 악마다'는 말. 속물들은 이해할 수 없는 말. 삶을 사색하는 사람들에게는 와닿는 말이다. 젊을 때 가지고 있던 신념이나 가치가 여전히 나이 들어서도 유효한가, 하고 스스로 물어볼 수 있는 사람에게는 말이다. 죽음을 생각해 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다르다.
하이데거는 <존재와 시간>에서 '현존재'는 죽음을 자각하는 존재로서 자신의 삶을 틀 잡아가는 존재라고 했던가. 그렇지 않은 존재는 자신 고유한 존재를 잃고 대중에 영합하는 그런 존재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했는데.
People like Jack'll never know that, she thought; for he never once thought of death, never, they said, knew he was dying.
잭과 같은 사람들은 절대로 모를 거야,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는 절대 한 번도 죽음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에, 전하는 말에 그는 자기가 죽어가고 있다는 것도 몰랐다고 한다.
; 잭은 '중년은 악마'라는 말을 이해할 수가 없다. 세월이 흘러가면서 신념이나 가치가 달라지면서 느끼는 고통을 모르는 것이다. 인생을 심각하게 사고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And now can never mourn - how did it go? - a head grown grey.... From the contagion of the world's slow stain... have drunk their cup a round or two before.... From the contagion of the world's slow stain! She held herself upright.
그리고 이제 절대 슬퍼할 수도 없어 - 어떻게 이어지더라? - 희어진 머리.... 서서히 번지는 세속의 때로부터... 모두 한 잔 술을 마셨고, 아니 이미 두 잔을... 서서히 번지는 세속의 때로부터! 그녀는 몸을 바로 세웠다.
; 이 부분은 영국의 시인 '셀리'의 시를 떠 올리는 장면이다. 댈러웨이 부인은 셀리의 시를 부분 부분 파편적으로 기억을 해낸다. 셀리의 시를 모르는 난 무슨 소린지... 막막하다. 하지만 그냥 감으로 느끼기엔 나이가 들면서 인생의 쓴 술을 마셔본 사람들은 이제 세속의 때로부터 벗어나고... 슬퍼하지 말자...??? 어쨌든 그녀는 몸을 바로 세우고 마음을 단단히 먹는 것 같다.
But how Jack would have shouted! Quoting Shelley, in Piccadilly! "You want a pin, " he would have said.
그러나 잭은 얼마나 크게 소리쳤겠어! 셀리를 인용하면서, 그것도 피카딜리에서! "핀을 하나 꽂아야겠군요."라고 말하는 게 좋았을 거야.
; 파카딜리는 당시 최고 상류층의 사람들이 모여드는 그런 거리였다. 심각한 모든 것은 뒤로하고 향락이 넘치는 그런 거리. 그런 거리에서 생의 심각성을 느끼지도 못하는 잭과 같은 사람들이 어이없게도 셀리의 시를 큰소리로 낭송한다는 것은 어이없는 일이다. 차라리 그런 잭은 파티에서 농이나 지껄이는 것이 나을지도. 옷매무새가 흐트러진 여인들에게 옷 핀이 필요하겠다는 말이나 그에게 어울리겠다.
He hated frumps. "My God Clarissa! My God Clarrisa!" - she could hear him now at the Devonshire House party, about poor Sylvia Hunt in her amber necklace and that dowdy old silk.
그는 촌스러운 것을 싫어했다. "맙소사, 클라리사! 맙소사! 클라리사" - 그녀는 지금도 데본셔 하우스 파티에서 호박 목걸이를 하고 그 촌스러운 구식 실크 옷을 입고 있는 불쌍한 실비아 헌트에 대해 그가 떠들어대던 걸 들을 수 있었다.
; 잭은 그런 피카딜리에 잘 어울리는 속물인 것이다.
Clarissa held herself upright for she had spoken aloud an now she was in Piccadilly, passing the house with the slender green cloumns, and the balconies; passing club windows full of newspapers; passing old Lady Burdett Coutts' house where the glazed white parrot used to hang; and Devonshire House, without its gilt leopards; and Claridge's where she must remember Dick wanted her to leave a card on Mrs Jepson or she would be gone.
클라리사는 몸을 똑바로 세웠다. 그녀가 소리 내어 말하다니, 그리고 그것도 지금 피카딜리에서. 그녀는 가느다란 초록색 기둥과 발코니가 있는 집을 지나치고, 신문이 가득 찬 클럽 창문을 지나치고, 윤이 나는 앵무새가 걸려 있었던 하얀 오래된 버데트 카츠의 집을 지나쳤다. 금박을 입힌 표범 장식이 없어진 데본셔 하우스 그리고 그녀가 제프슨 부인에게 명함을 한 장 남겨 두지 않으면 그녀가 가버릴 거라고 딕이 말했던 것을 기억할 수밖에 없는 클라리지 호텔을 지나쳤다.
;이런 이야기는 피카딜리에서는 적절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고 느낀다. 그녀는 과거의 영광으로 가득 찬, 그러나 퇴색된 그 영광을 비추는 건물들을 지나친다 하나하나 지나쳐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