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폭풍우 속에서 춤추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지심도 가자!"
집사람은 가타부타 말이 없다.
"지심도 안 갈래?"
...
며칠 후 갑자기,
"나, 언니들이랑 경주 간다. 차 쓰도 되지?"
"안된다. 몇 주 전부터 내가 말했잖아, 주말에 지심도 간다고."
나는 목소리가 좀 높아졌다.
집사람은 언니 차 타고 함께 경주로 갔다.
이제 난 지심도로 갈 거다. 그런데 이런 참! 비 소식이. 어쩐다?
"최서방, 남천동 벚꽃이 활짝 폈어. 황령산 벚꽃도. 달맞이길도 좋더라!"
동서 형님이 알려 준다.
음, 비 오는 날 벚꽃 핀 달맞이길 좋지.
토요일 이른 아침 벚꽃 사냥을 간다.
앞차창을 두들기는 빗방울이 벚꽃처럼 창을 물들인다. 와이퍼가 삐걱거리자 일제히 낙화하듯 빗방울이 일시에 걷힌다. 다시 벚꽃이 번진다.
비 오는 달맞이길 벚꽃은 해운 속에 꿈꾸는 듯 잠들어 있다. 다가가면 깜짝 놀라 설핏 잠을 깨었다가 슬며시 다시 눈을 감는다.
비가 내리치고 바람이 불어도 벚꽃은 꿋꿋이 버티고 있다. 아직은 떨어질 때가 아니라는 듯. 하지만 바닥엔 빗물에 적신 꽃잎들이 하얗게 점점이 납작 엎드려 있다.
세찬 바람에 나부끼는 벚꽃잎들은 비바람 속에서 춤추고 있었다. 때로는 하늘로 되솟기도 하고 공중제비를 돌며 반짝반짝 춤을 추고 있었다.
그건 추락이 아니라 바람에 맞춘 우중군무였다.
빗물을 머금은 벚나무 줄기의 검은색은 유난히 짙어, 연분홍 벚꽃 잎 구름 사이로 먹물 가득 먹은 붓이 힘차게 지나간 듯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차츰차츰 희미한 바닷 구름과 연분홍 구름 꿈에서 깨어난다.
그리고 생각한다.
'황령산 벚꽃은 보지 않아도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