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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언맨 Feb 13. 2018

남항대교에서 송도 해수욕장까지

갈맷길 4-1코스

갈맷길 4코스 1구간은 13km로 남항대교에서 시작하여 감천항까지이다.  


부산해상순환도로망은 부산신항에서 시작하여 을숙도대교, 남항대교, 북항대교(부산항대교), 광안대교를 지나 수영강변도로를 따라 달리다가 경부고속도로로 이어진다. 먼 바다를 넘어온 화물들은 혈액처럼 부산해상순환도로와 경부고속도로라는 산업의 동맥을 따라 전국으로 퍼진다.  


남항대교 

해상순환도로망을 이루는 다리들 가운데 유일하게 남항대교에만 사람이 걸어서 통행할 수 있는 길이 만들어져 있다. 길이가 1.9km가 되는 해상산책길이다.  



송도 스카이워크와 케이블카 

남항대교를 지나면 곧 송도이다. 한국 최초의 해수욕장인 송도는 옛 명성을 다시 찾아가고 있다. 해안과 거북섬을 잇는 스카이워크와 송도 바다를 가로지르는 케이블카 때문이다. 특히 케이블카는 송도를 단숨에 부산의 핫플레이스로 만들었다. 케이블카와 스카이워크의 조합은 볼만한 또 하나의 송도의 풍경이 된다. 



거북섬의 전설

스카이워크는 해안과 거북섬을 이어준다. 예전에는 소나무가 있어 송도라고 불리던 섬은 이제 더 이상 소나무는 물론이요 풀 한 포기 찾아보기 어려운 돌섬이지만 그 이름만은 잊히지 않고 남아 이 일대를 부르는 명칭이 되었다. 이 돌섬은 거북이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서 거북섬이라고 불린다. 이 거북섬에는 전해 내려 오는 전설이 있다. 


옛날 옛적에 젊은 어부가 바다에서 고기잡이를 하다 큰 풍랑을 만나 용케 한 굴로 피신하였다가 바다 괴물과 싸우다 상처를 입은 용왕의 딸을 만나게 된다. 어부는 약초를 구해다 정성껏 어여쁜 여인을 치료해 준다. 감동한 여인은 용왕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어부와 결혼하게 된다. 그리고 어부의 정성과 진심을 알게 된 용왕도 딸의 결혼을 허락하며 사람이 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햇빛을 보지 않고 동굴에서 천 일을 기도하면 되는데, 천일에 하루를 남겨놓은 날 바다 괴물이 들이닥치고 이를 피해 동굴 밖으로 나온 그녀는 그만 햇빛을 보고 만다. 그리하여 이 여인은 반은 용, 반은 사람인 인룡이 되어 버린다. 뒤늦게 나타난 어부는 괴물과의 혈투 끝에 그 가슴에 칼을 찔러 넣지만 괴물과 함께 바닷속 깊이 가라앉고 만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용왕은 어부를 거북 바위로 만들었다고 한다.


거북섬에 만들어져 있는 어부와 인어의 동상은 그 옛날의 전설을 후세에 전해주고 있다. 


송도 앞바다를 뒤덮고 있는 해무

송도 바닷가를 가로질러 암남공원 쪽으로 걷다 보면 송도해수욕장 특유의 풍경이 펼쳐진다. 저 멀리 영도 앞바다에 정박해 있는 화물선을 배경으로 케이블카가 늘어서 달리는 풍경이란 여기서만 볼 수 있는 그런 풍경일 것이다. 


하필 이 날 자욱한 해무가 앞을 가려 시야를 방해한다. 하지만 송도의 해무조차 하나의 멋진 볼거리를 제공해 준다. 저쪽으로 영도의 봉래산이 안갯속에 자취를 언듯 언듯 비치는데, 아마도 이러한 날 봉황이 하늘에서 날아들었을 것이란 생각이 불현듯 든다. 그래서 봉래산이라 부르는 것일 게다. 



해무에 갇힌 화물선은 마치 유령선처럼 모습을 보였다 사라졌다 반복하고, 그 와중에 케이블카는 해무를 뚫고 왕래를 계속한다. 저 케이블카에서 밖을 내다보면 어떤 풍경일까? 여수에서 해상 케이블카를 타 보았기에 송도 케이블카를 타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문득 케이블카에서 바라본 송도 앞바다의 모습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송도방파제에서 한참 동안 해무에 잠긴 바다를 바라보다 다음에 걷게 될 암남공원으로 이어진 볼레길로 시선을 돌린다. 저 해안을 따라 걷다 보면 케이블카 탑승장소인 암남공원으로 가게 되겠지. 아직 한 번도 발걸음을 디딘 적이 없는 암남공원이 궁금해진다. 


다음번 갈맷길 탐방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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