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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언맨 Sep 06. 2020

뙤약볕 아래 낙동강을 따라 구포역까지 올라간다.

갈맷길6-1구간


벌써 2년이 훌쩍 넘었다. 하구언에서 낙동강을 따라 구포역까지 걸었던 일이. 그때 끄적여 놓았던 글을 올린다. 갈맷길을 다 걸었지만 아직 글쓰기는 끝나지 않았다. 



을숙도 입구 > 엄궁농산물시장 > 삼락생태공원 > 구포다리 > 구포역 : 13km  4시간 30분 
 
폭염 경보가 뜬 날 여름의 열기가 가득하다.  
 
낙동강을 따라 길게 직선으로 쭉 뻗은 길은 을숙도 입구에서 구포역까지 수많은 경로중 최단 거리를 최단 시간에 간다는 면에서는 효율적이다. 그러나 직선로를 걷는 일은 걷는 즐거움이 그리 크지 않다. 그런 면에서 보면 삼락 생태공원이 있어 다행이다. 그 길로 들어서지 않는다면  낙동강 하구언에서 구포역까지는 거의 직선 길이기 때문이다.  
 
막상 삼락 생태공원길을 걸으니 그 길도 만만치 않다. 폭염을 막을 그늘 하나 없는 삼락 생태공원의 나루길은 실제 얼마나 긴지는 모르겠지만, 느끼기에는 엄청 길었다. 마치 열기에 엿가락이 늘어지듯 그렇게 늘어진 길처럼 좀처럼 끝날 것 같지 않은 길이었다. 그래도 결국 나루길은 끝이 있었다. 무엇이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기 마련,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가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하게 된다. 


중학교 다닐 적에 십여 리가 되는 길을 걸어 통학했다.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마지막 구간은 200여 미터가 되는 직선도로였다. 저 끝에 있는 길이 얼마나 멀어 보였는지 가장 힘든 길이었다. 그게 마지막 구간이어서 그랬을까, 아니면 직선 주로라서 그랬을까? 아마 둘 다 였겠지만 어쨌든 나에게는 직선 주로가 가장 힘든 길이다. 예나 지금이나. 
 
도보 여행이 즐거울 때도 있지만 그것이 언제나 쉬운 것은 아니다. 때로는 멈추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럼에도 도보 여행자들은 멈추지 않는다. 다만 그들은 스스로 묻을 뿐이다.  

 
"도대체 나는 왜 걷는 걸까?"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시리즈의 김남희,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중국 시안까지 걸었던, <나는 걷는다>의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이야기를 읽으면 그들도 걸으면서 이런 질문을 계속 던진다. 


"대체 왜 나는 걷는 걸까?"


정답은 없다. 각자의 답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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