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는 자동차로 30분 정도 걸리는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아침에 딸아이를 자동차에 태워 등교시키는 건 제 역할이죠. 만두는 제 옆에 앉아 자동차의 라디오와 MP3를 직접 조작하기도 하고 아빠가 운전하는 것을 유심히 지켜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빠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좌석 등받이를 눕혀 쪽잠을 자기도 합니다.
저는 자동차 운전에 관한 설명도 해 주고 주변에 보이는 표지판이나 교통법규도 이야기해 줍니다. 평일엔 좀처럼 보기 힘든 초등 고학년이어서 만두와 온전히 함께하는 이 시간이 매우 소증합니다. 오전 출근 시간 동안 예기치 못한 교통체증 속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고 미리 양보하며 안전 운행에 신경 쓰는 건 딸아이 덕분이고요.
오늘 아침 이른 등교시간으로 피곤한 지 조수석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있는 만두를 보면서, 문득 만두가 뒷좌석과 조수석을 거쳐 운전석에 앉을 날이 머지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은 아빠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다녔다면, 그때부터는 만두가 스스로 운전하면서 가끔은 저를 태우고 다니겠죠?
딸아이가 몸도 마음도 성장하면서 그전까지 필요로 하던 엄마 아빠의 보살핌이 더 이상 필요 없는 때가 곧 올 겁니다. 그때가 되면 엄마와 아빠는 옆이나 뒤로 물러나 아이가 스스로 가는 길을 응원해 줘야겠죠. 언제까지나 품에 안고 있고 싶지만, 이제는 아이의 몸도 마음도 제 품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네요. 그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